예금보험, 금리 자유화의 중요 선행 단계…아시아 주요국 중 중국만 부재
중국이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해 본격적인 금융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라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리커창 총리는 전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정부공작보고에서 “예금보험제도를 도입하고 금리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은행들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예금보험 도입을 시사한 적은 많았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시행시기까지 못 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금융개혁 관련 여러 제안 중 예금보험제도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는 금리 자유화를 가속화하고 금융시스템 내 리스크를 확실히 표출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닦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주요 경제국 가운데 중국만 예금보험제도가 없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20년 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으나 막상 실행된 적은 없다. 정부가 암묵적으로 예금을 보장했기 때문에 대형 국영은행들이 별도의 자금부담이 들어가는 예금보험을 굳이 들 필요가 없었다. 또 추가 비용이 들면서 은행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라는 평가다.
짐 안토스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예금보험이 도입되면 시행 첫해 중국 은행들의 순이익이 1%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와 함께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예금보험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리커창 총리는 “예금보험은 민간은행을 활성화해 중소기업 자금조달채널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위안화 환율 변동폭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해 11월 “금리가 금융당국이 아니라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새 메커니즘인 예금보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7월 대출금리를 자유화했지만 아직 예금금리는 상한선을 두고 있다. 현재 예금금리 상한선은 기준금리인 3.00%의 1.1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