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업계의 거물들이 스페인 부동산시장에 투자하고 있다고 CNBC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과 존 폴슨 폴슨앤코 회장은 최근 스페인 부동산업체 HAI의 주요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소로스 회장과 폴슨 회장은 HAI에 9200만 유로(약 985억원)를 투자했다. 이들은 지난해 순익 기준으로 전 세계 1위와 4위 펀드매니저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이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있다는 기대로 자본이 스페인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HAI는 지난 주 마드리드증시에서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히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HAI가 계획하고 있는 자금조달 규모는 5억 유로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은 HAI가 향후 6년 동안 연간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관리 전문업체인 아조라가 HAI의 리츠(REIT) 관리를 맡는다.
폴슨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조라의 경영에 강한 인상을 받았으며 이들이 스페인 부동산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HAI가 IPO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에서 회복한 2번째 부동산업체가 될 전망이다. 앞서 부동산투자업체인 라에스파냐(Lar Espana)는 4억 유로 규모의 IPO 계획을 공개했다.
CNBC는 재정위기 사태를 겪으면서 스페인의 부동산가격이 크게 하락한 이후 최근 투자 거물들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부동신시장은 이미 해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스페인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자는 지난 2013년에 2배 증가해 27억 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고조된 2010년 이후 최고치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스페인의 부동산시장의 가치는 앞서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3분의 1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 부동산업체의 IPO가 급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앤 브린 스탠더드라이프인베스트먼트 부동산 연구전략 책임자는 “앞으로 수년에 걸쳐 유럽 리츠시장의 규모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재정위기 사태의 원흉으로 불렸던 남부 유럽 주요국의 경기회복에 전망하는 헤지펀드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소로스와 폴슨은 스페인과 함께 그리스 부실 기업들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소로스는 지난 2월에 스페인의 건설개발업체 FCC를 매입했으며 폴슨은 그리스 금융권에 투자했다고 C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