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총재 내정자 “박 대통령이 직접 골라”

입력 2014-03-0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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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금융위 등 정부 추천 안받아

새 한국은행 총재에 내정된 이주열 전 부총재에 대한 인사를 두고 주변에선 또 ‘깜짝인사’란 말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언론에서 차기 한은 총재로 물망에 올렸던 후보군 대부분은 진즉 배제된 사람이 많았다”며 “전문성과 조직의 안정성, 인사청문회 통과 가능성 등 크게 3가지를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중수 현 총재가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사사건건 마찰이 커져 있다는 점, 지난 2012년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한은 총재가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된 점 등이 낙점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이 내정자는 이성태 총재 시절인 2009년 부총재로서 한은 독립성을 강조하는 이 전 총재 밑에서 이명박 정부와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해왔다. 성격도 무난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이 내정자는 이미 부총재직을 수행하면서 도덕성 등이 일정 부분 검증이 됐다고 청와대는 보고 있다.

이 같은 설명을 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다수의 후보군 중에서 이 내정자를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이 후보자의 관계에 대해 “잘 모르겠다.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같다”고 전했다.

당초 청와대에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신현송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조윤제 서강대 교수, 현정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 10여명의 후보를 올렸다고 한다. 여기에는 청와대 자체 인사팀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서강대 교수를 비롯한 학계 등 여러 곳에서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등 정부 쪽 추천은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부 들어 ‘모피아’로 불리는 구 재무부 출신 관료들이 금융권 등 주요 인사에서 눈에 띌 정도로 배제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역대 총재 가운데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선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가 이번 주 중 도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인사청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 측 관계자는 “한은의 역할과 최근 경제 상황 등에 대한 종합적인 질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2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14억3571만원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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