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금 밀려 죄송"…생활고 비관 일가족 동반자살

입력 2014-02-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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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를 비관한 모녀 셋이 방안에 번개탄을 피워놓고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장에는 7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와 '주인님 공과금이 밀려서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메모장이 발견됐다.

2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9시 20분께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박모(60·여)씨와 그의 두 딸 A(35)씨, B(32)씨가 숨진 채 발견돼 집주인 임모(73)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임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주일 전부터 방 안에서 텔레비전 소리는 나지만 인기척이 없어 의심스러운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모녀의 지하 1층 방 창문은 청테이프로 막혀 있었고, 바닥에 놓인 그릇에는 번개탄을 피운 재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모녀는 방문을 침대로 막아 놓아 외부인의 출입도 차단했다.

몇년 전 아버지 김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모녀의 생계는 아픈 딸들 대신 어머니 박씨가 식당일을 하며 책임졌다. 박씨의 두 딸은 고혈압·당뇨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 주변 이웃들은 박씨의 두 딸이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편 없이 아픈 두 딸을 먹여 살려야 했던 박씨는 한 달 전께 넘어지면서 몸을 다치는 바람에 식당일을 그만둬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인 출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고 번개탄을 피운 점 등을 미루어 모녀가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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