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들·딸 나란히 학사모 “홈스쿨링으로 공부하니 집이 공부방”

입력 2014-02-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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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 영문과 졸업… 김태준 20세·김효은 19세

▲최근 방송통신대 영문과를 함께 졸업한 김효은(19·여)양과 어머니 차현실(49)씨 오빠 김태준(20)씨(왼쪽부터)가 학사모를 쓰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엄마와 아들, 딸이 나란히 학사모를 써 화제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김효은(19ㆍ여)양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김양의 곁에는 어머니 차현실(49)씨와 오빠 김태준(20)씨도 있었다. 가족 3명이 동시에 방송통신대 영문과를 졸업한 것이다.

20일 방송대에 따르면 초등학교 시절인 지난 2003년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받은 남매는 2010년 이 학교 영문과에 나란히 입학했다.

어머니 차씨는 그에 앞선 2007년 같은 과에 입학한 터였다.

차씨는 “아이들의 개성을 배려하지 않는 획일화된 공교육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 학교 대신 홈스쿨링을 택했다. 내가 경험했던 자유로운 학교생활과 달리 경쟁에 묶인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자녀와 함께 공부한 배경을 설명했다.

차씨 가족은 2004년 서울 성북구에서 경기도 용인의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주택 거실에 인터넷 강의를 위한 컴퓨터 두 대를 설치했다. 집은 자연스럽게 공부방이 됐다.

김양은 집에서 인터넷 강의로 초중고교 과정을 7년 만에 마쳤다. 다른 과목과 달리 자신이 없던 수학은 오빠가 과외 선생님 역할을 맡아 줬다.

가족 모두 영문과를 택한 건 ‘영어는 만학의 기본으로 글로벌 시대에 필수’라는 어머니 차씨의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열다섯 살 어린 나이에 대학교 수준의 영어를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다.

김양은 “전공과목 가운데 ‘현대 세계의 이해와 영어 듣기’라는 과목이 가장 어려웠다. 독해가 대부분인데 분량도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김양은 집에서 공부하다가 평일에도 가족과 자주 여행을 다녔고 이런 얽매이지 않은 경험은 값진 자산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어를 더 공부하고자 방송대 영문과에 다시 편입했다. 이후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외국에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영어 공부를 하는 이들을 도와주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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