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사외이사에 非전문가 3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뉴라이트’ 박상증
잠잠했던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최근 일부 공공기관 사외이사 등에 잇달아 비전문가 출신이 자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공기관 개혁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17일 신임 사외이사에 13·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강희 인천시 원로자문위원회 위원과 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조전혁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3명을 선임했다. 세 명 모두 에너지 분야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로, 일부는 정치적 사건에 휘말린 적도 있다.
야당에선 이를 빌미로 박근혜 대통령을 타깃삼아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한정애 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조전혁 전 의원은 전교조 명단 공개로 벌금형을 받고,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홍보로 논란을 일으켰고,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봐주기 수사로 대표적인 정치검사로 지목됐다”면서 “이강희 전 의원 역시 대표적인 친박 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3명은 모두 전력 혹은 에너지 분야의 경력이 전무하다”며 “대통령이 그렇게 주장한 전문성은 찾아볼 수가 없고 정치적 고려와 특혜만 강조된 인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친박 인사로 알려진 박상증 목사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임명도 비판을 사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14일 기념사업회 이사회가 제청한 후보자가 아닌 박 목사를 새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이와 관련해 오영식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28명은 성명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때 낙하산 인사가 없음을 공언했지만, 지금 낙하산 인사는 심각한 인사 왜곡까지 초래하고 있다”며 “친박-뉴라이트 인사인 박상증 목사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임명은 민주화 운동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 목사의 임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까지 정권의 전리품처럼 생각하는 오만함과 안하무인격의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도 분야와 무관하게 김성회 전 의원(18대)이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가고, 친박연대 서울 마포을 위원장인 서준영씨가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외이사로 가는 등 계속해서 낙하산 문제가 지적돼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공기관의 모든 인사를 대통령이 일일이 다 보고받지는 않는다”며 “인사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각 부처에서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