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동안 단 한차례 교섭도 없어
본사와 불공정 거래로 손해를 입은 대리점주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LG유플러스와 KT의 행보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사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KT는 벌써 다섯 달 째 방치 상태라는 업계의 지적이다.
18일 복수의 피해 대리점주 단체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10월 1차 교섭 이후 당시 이석채 회장이 배임 혐의로 물러나면서 2월 현재까지 단 한 번의 교섭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국 이동통신 피해자연대 안혜리 대표는 “이 회장 사태로 모든 게 불확실해졌으니 기다려 달라고만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 대리점주 단체장 A씨는 “황창규 회장이 새로 취임한 후 알아보니 담당부서의 박모 부장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직원이 바뀐 것 같다”며 “앞으로 교섭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조차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1차 교섭에서는 휴대폰 일반대리점, 휴대폰 연합대리점, 부동산 임대사업, KT 텔레캅, 인력퇴출 프로그램 등 5개 영역에 대한 피해 사례를 본사 측에 알렸다. 그러나 교섭을 진행해온 CR본부 측은 이 전 회장의 사임을 기점으로 협상을 미루자는 의사를 전달했고 현재까지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와 KT 새노조, 을지로위원회 측 역시 KT가 피해 대리점 문제를 방치해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아직 KT와 거래를 유지하기위해 주저하는 대리점주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협상을 더 끈다면 잠시 조용했던 사태가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곧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날짜를 결정한 상황이지만 아직 통보하진 않은 상태”라고 답했다.
LG유플러스 쪽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한 달에 한, 두 차례 변호사를 통해 피해 대리점주 단체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부당하게 수수료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LG유플러스 본사앞에서 6개월 동안 1인 시위를 하던 구모씨와도 막판 협상을 진행하며 합의점을 찾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입장차가 있으나, 서로의 자료를 하나하나 공개해가며 객관적인 해결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 대리점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LG유플러스는 이 사안을 벌써 4년이나 사안을 끌고 있고 협상 내용면에서는 사실상 답보 상태기 때문이다. 엘피모 허춘기 대표는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끌어갈 것이 아니라 이상철 부회장 등 윗선에서 대승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