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왕가네 식구들' 최대철, "찌질이 삼촌 너무 행복했어요"

입력 2014-02-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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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찌질이’라는 별명을 사랑하는 배우가 있다. 그는 용돈 3000원으로 하루를 살며 35세가 됐지만 꿈도 없고 목표도 없다. 엄마 품에서 벗어날 줄 모르는 캥거루족을 대표하는 그는 바로 KBS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의 찌질이 삼촌 왕돈 역의 최대철이다. 최대철은 지난 16일 종영한 ‘왕가네 식구들’에서 피자배달꾼에서 피자재벌로 거듭하는 성공기를 보여주며 훈훈한 인생사를 그려냈다.

“슬프다. 너무 좋았기 때문에 더 슬픈 것 같다. 배우들, 스태프 모두 식구 같았다. 금요일 마다 대본리딩을 하고 회식을 했는데 금요일만 되면 리딩을 하러 가야할 것 같다. 아쉬움이 크다. KBS 주말드라마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스스로 50부라는 큰 장정을 한 것에 대해 수고했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최대철은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다가 KBS 송현욱 감독의 마음을 사 2011년 방송된 ‘드라마 스페셜-화평공주 체중감량사’로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그가 주말드라마에 캐스팅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송현욱 감독님께서 제 연극을 보시고 입봉작에 캐스팅해주셨다. 당시 두 아이를 둔 아버지이자 가장이기에 연극으로는 살아가기 벅찼다. 그래서 드라마를 선택했다. 송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왕가네 식구들’ 오디션을 보라는 연락도 받게 됐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대본리딩을 하는데 너무 떨렸다. 긴장되니 생각보다 잘 안됐다. 그런 모습이 찌질해 보였나.(웃음) 작가와 감독이 기다려주고 믿어주셨다. 그 자리에서 캐스팅 됐다. 감사한 일이다.”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최대철은 주말드라마의 최대 수혜자 중 한명이 됐다. 이름대신 찌질이 삼촌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알아봐준다. 대학로에서 약 9~10년간 연극과 뮤지컬 등 공연을 하며 살아온 그가 드라마에 출연할 당시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대본에 충실했다. 대본 안에 제가 살아오면서 생각했던 경험들이 녹아져 있었다. 저도 집에서 늦둥이라 그런지 35세에 엄마한테 ‘만원만’ 한 적이 실제로 있다. 제가 실제로 가지고 있는 찌질함으로 캐릭터에 다가갔다. 드라마는 눈빛, 살떨림, 머리카락 흩날리는 것 까지 섬세하게 다 보인다. 연극은 무대니까 표현을 크게 하는데 드라마는 시청자가 눈빛 속 감정까지 읽어내기에 더 진짜 연기를 해야한다. 그래도 연극하면서 연출선생님, 선배와 함께 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에게는 주말극이라는 부담감도 작용했다. 장용, 김해숙, 나문희 등 기라성 같은 대 선배님을 비롯해 오현경, 이태란, 조성하, 오만석 등 베테랑 연기자와 함께 하기 때문.

“대 선배님들이 함께 한다. 조성하가 실제 형인데 극 중에는 동생으로 나온다. 드라마 속에 훈계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어색했다. 수박(오현경)도 마찬가지다.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즐겁게 촬영했다. 남자들의 경우 너무 단합이 잘 됐다. 장용 선생님을 비롯해 조성하, 오만석, 한주완 등 남자 6명이서 소품으로 나온 밥을 저녁으로 먹으면서 수다도 떨었다. 오만석은 정말 좋은 사람이다. 헌신적이다. 찌질이와 뺀질이의 그간 촬영분이 떠오른다. 행복했다.”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특히 그는 상대역인 강예빈과 알콩달콩 달달한 애정신을 보이며 극 중 웃음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주인공들의 갈등과 아픔을 겪는 속에서 다소 우울할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살려내는데 한 몫 했다.

“주변에서 너무 재미있게 봐주셔서 좋았다. 작가님이 코믹적으로 보완해서 재미를 준 것 같다. 강에빈씨가 너무 편하게 해줬다. 연기를 많이 안했던 터라 걱정을 했는데 기다려주기도 하고 배려심이 좋았다. 두 사람을 본격적으로 이어주는 모텔신에서는 정말 너무 세게 때렸다.(웃음)”

최대철의 목표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살면서 사랑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오랫동안 몸을 담아온 뮤지컬과 연극에 대한 욕심도 있다.

“남자들 간의 끈끈한 의리를 담은 역학을 해보고 싶다. 아픈 사람들의 연기도 해보고 싶다. 부모님이 몸이 편찮으시다. 그래서인지 아픈 사람들의 아픈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며 그 사람만의 독특한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무용을 전공해서 그런지 몸으로 표현하는 것에는 자신있다. 평생목표로 삼은 연기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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