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버스 테러 이슬람 극단 세력 소행 가능성

입력 2014-02-17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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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발생한 한국인 탑승 관광버스 테러 사건과 관련해 과격 이슬람주의자들의 소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은 테러범 1명이 한국인 관광객 탑승 버스에 올라타 자살 폭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주이집트 한국 대사관은 추정하고 있다.

폭탄 조끼를 입은 테러범이 자폭하는 것은 중동권에서 과격 이슬람 무장 대원이 목표물을 겨냥해 행하는 흔한 공격 유형이다.

올해와 지난해 시나이반도 북부의 경찰서를 수차례 습격한 무장 조직도 이슬람 슬로건이 적힌 깃발을 흔들고 자동 소총과 박격포,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극단주의 세력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이 조직이 시나이반도를 근거지로 이집트와 다른 아랍권 국가에서 대원을 계속 모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에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훈련을 받은 대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무장 세력 중에 최근 현지 언론에 자주 내리는 단체가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성지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이 단체는 웹사이트 '지하디스트 포럼'에 올린 성명에서 지난해 12월 24일 나일 델타 다카리야주의 주도(州都) 만수라의 경찰본부 청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시나이반도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폭력사태도 대부분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 소행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아즈나드 미스르라는 새 조직이 등장해 지난 2월 카이로 근처 경찰검문소를 폭탄 공격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 중간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시나이반도는 오래 전부터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로 간주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슬람 무장 세력의 새로운 근거지로 떠올랐다.

이번 버스 폭탄 테러도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시나이반도 국경 인근의 타바에서 발생했다.

타바의 힐튼호텔 등 주변 해변 휴양지에는 2004년에도 3차례 잇따라 발생한 폭탄공격으로 최소 33명이 숨졌다.

시나이반도는 2011년 시민혁명 이후 정국 혼란 속에 치안이 극도로 악화했다.

시나이반도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유목민 베두인족과 이 지역 주민, 이슬람 세력은 이집트 중앙 정부의 차별과 탄압에 뿌리 깊은 반감도 품고 있다.

그만큼 이슬람 무장 세력이 활동하기에 좋은 무대가 됐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점령했던 시나이반도는 1979년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평화협정 이후 군대를 배치하지 않는 조건 아래 이집트로 반환됐다.

그러나 이집트 중앙정부의 차별에 불만을 품어 온 베두인족과 지역 주민, 이슬람 무장 세력은 3년 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 이후 국내 정치 혼란과 치안 공백을 틈타 시나이반도에서 영향력을 키워 왔다.

실제 이들 세력은 이집트 시민혁명과 무바라크 퇴진 이후 빈도가 급증한 이집트-이스라엘 가스관 공격의 배후로도 지목되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군부가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하고 무장 세력 소탕 작전을 전개하면서 정부군과 경찰을 겨냥한 폭탄 테러는 더욱 빈번하게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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