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서 눈시울 붉힌 서충일 대표

입력 2014-02-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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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경영동지들 모두 떠나고 ‘정상화’ 과제 어깨에

서충일 (주)STX 사장은 강덕수 전 회장과 오랜 시간 STX그룹 경영을 함께했다. 그는 이종철 전 (주)STX 부회장, 추성엽 전 (주)STX 사장, 김대유 전 (주)STX 사장, 배선령 전 STX팬오션 사장 등과 함께 강 전 회장의 측근 경영진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들 중 12일 서울 용산구 STX남산타워에서 열린 서 사장의 취임식에 함께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때 STX그룹을 재계 서열 13위까지 끌어올리며 동고동락한 경영 동지들은 모두 떠나고 서 사장만 남은 것.

서 사장 역시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쳤을까. 그는 취임사를 읽어내려가던 중 눈시울을 붉혔다. 취임식에 참석한 관계자는 “회사를 떠나는 임직원을 수없이 지켜본 서 사장으로서는 감정이 북받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취임식 분위기는 숙연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STX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을 당시 구조조정기획단장을 맡았다. 그는 선두에서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협의했고 회사의 인력조정과 조직축소에 앞장섰다.

지난해 말 STX그룹을 떠난 한 관계자는 “모두 본인의 의지는 아니었겠지만 서 사장은 STX 구조조정을 맡으면서 많은 인력들을 회사에서 떠나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원하지 않은 칼자루를 쥔 뒤 다시 현역으로 돌아오니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서 사장도 자신의 어깨에 올려진 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취임식에서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과 적극적인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혁신, 소통경영, 경영시스템 혁신의 토대 위에 직원과 고객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 조기 경영정상화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 사장은 “힘든 시간은 거의 다 지나갔고 더 이상 나빠질 건 없다”며 “모두가 심기일전하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신규 비즈니스 개발을 확대하고 독자 생존력을 확보해 2017년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석탄·석유) △원자재 수출입(철강·비철) △기계엔진(기계플랜트·엔진영업) △해운물류 서비스(물류·S&P)의 4대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전문 무역상사로 도약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실현할 방침이다.

서 사장은 1981년 범양상선(현 팬오션)에 입사했다. 이후 범양상선이 STX그룹에 인수된 뒤에는 부사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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