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허덕이는 상장사들이 사옥까지 매물로 내놓는 등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은 화인자산관리(전 한국개발리스)와 공동 소유중인 1600억원 규모의 서울 종로 서린동 사옥 매각에 나섰다. 한국화장품과 화인자산관리는 서린동 사옥 지분을 각각 56%, 44%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1990년대 태평양과 LG생활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화장품 시장 선두권에 있었지만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낮아지며 재무 건정성이 악화됐다.
지난 2010년 기업분할과 ‘더샘’ 브랜드숍 론칭으로 재도약을 꿈꿨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줄곧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샘의 적자와 부채까지 떠안은 한국화장품은 지난 3년 간 순손실 171억원, 161억원, 199억원으로 적자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부채비율은 분할 당시 57%에서 지난해 3분기까지 273%로 급증했다.
한국화장품은 일단 건물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화장품은 지난해 자회사인 더샘인터내셔날의 유상증자에 참여, 주식 13만4000주를 670억원에 취득하는 등 자금소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서울 갈월동의 건설부문 사옥과 조선부문이 사용 중인 부산 중앙동 연구개발(R&D)센터를 건물 매각 후 재임대해 사용하는 ‘세일앤리스백’(Sale &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하고 수빅조선소 관련 금융비용도 증가하고 있는 등 현금성 자산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보유 자산 유동화를 통해 추가적인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동화 자금 대부분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기존 사옥이던 서울역타워를 1700억원에, 문정동 롯데마트를 2000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여기에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등 2개 호텔 운영권을 가진 파르나스호텔 장부가는 4000억원대, 시세는 6000억~7000억원대다.
이처럼 사옥 매각과 같은 상장사들의 고강도 자구계획안은 허리띠를 바짝 조이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져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한국화장품은 사옥 매각 추진설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