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의 고민… 의결권 포기냐, 대규모 손실이냐

입력 2014-02-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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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방식을 결정하고 처리해야 하는 시점이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12일 그룹 측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13.2%) 중 최소 3.2%를 매각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 중에 있으며 다음 달 있을 주주총회 전까지 모두 매각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채권단과 함께 적접한 절차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 법적으로 3월 주총 전까지만 해결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매각 지분 규모가 크지 않아 채권단과 2단계로 나눠 진행하는 방안들을 논의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그룹과 채권단이 내놓은 방안 중 시장 매각 또는 블록세일(시간 외 대량매매)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 역시 “시장에 팔수도 있고 블록세일(시간외 대량매매)로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0월 금호산업 정상화방안의 일환으로 보유 중인 금호산업 기업어음(CP) 790억원을 금호산업 주식으로 출자전환(13.2%)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30.08%)과 상호출자 관계가 형성되면서 2대 주주 금호석유화학(12.61%)의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제기됐다.

상법에 따르면 상호출자 관계인 두 회사가 서로 1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할 경우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주총 전까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을 10% 아래로 낮추지 못할 경우 금호석유화학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금호산업 주식을 주총 전까지 매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간이 지나면 팔 수는 있겠지만 한 달 남짓 남은 기간 내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 주식을 사겠다는 투자자를 찾을 수 있을 지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급하게 내다 팔 경우 매도 세력이 우세하기 때문에 출자전환 당시 장부상에 반영된 전환 가격보다 싸게 매각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상당수 전문가들은 금호산업 주식을 이미 손실이 난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블록딜로 가도 워크아웃 중인 회사의 주식을 사겠다는 대상을 찾기 힘들 것”이라며 “여차하면 채권단이 청산해버리자는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대해 그 누구도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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