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갈등 불가피…스위스의 신뢰도 떨어질 것
스위스 연방정부가 유럽연합(EU) 시민권자 이민 규제안을 다수로 채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TV방송은 이날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찬성 50.34%로 EU 이민 규제안이 통과됐다고 전했다. 독일어와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 이 규제안을 다수 찬성했고 프랑스어 사용 지역에서는 반대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파 정당인 스위스국민당(SVP)은 통제되지 않은 이민은 결국 부유한 국가를 망가뜨린다고 주장하며 EU 시민권자 이민 금지안을 제안했다.
이 제안을 찬성하는 측은 스위스에 매년 8만 명의 새로운 이민자가 들어오면서 경제적 재앙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민자 상한선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4만명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EU 시민권자의 취업 이민 입국 상한선을 설정하려면 스위스 정부는 3년 이내에 5억 EU 시민과 810만 스위스 국민이 노동시장에서 같은 조건으로 경쟁하도록 한 EU와 맺은 협정을 수정해야 한다.
스위스 정부와 기업을 비롯해 이 제안에 반대하는 측은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EU와 맺은 자유 노동시장 규칙을 파기하면 관련된 모든 경제 관련 협상도 새로 해야 하고 스위스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스위스에서 이같은 법안이 통과되면서 EU와 갈등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지난 1990년대 타결된 여러 협상을 스위스가 선택적으로 고칠 수 없다는 점을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스위스 유권자들은 이날 국민투표에서 철도시설 인프라 개선과 확충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64억 스위스 프랑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6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