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원장 날인 없는 용지 투표 나돌아…일각 “특정 정당 연루” 주장
부정·부실선거 의혹으로 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이번에는 부위원장 선거에서 부정 정황이 드러나면서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일부 대의원들은 전공노 선거관리위원회의 외부 특정 정당 세력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전공노는 지난 8일 오후 2시 대전에서 제7대 부위원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대회를 열었지만 투표과정에 부정이 적발되면서 무산됐다고 9일 밝혔다.
이유는 선거관리위원장의 날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용지가 투표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합원들이 선거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면서 이날 선거가 무효 선언됐다.
정용천 대변인은 “부위원장 선출과정에서 선관위원장의 날인이 찍히지 않은 투표용지로 투표가 진행된 점이 적발됐다”면서 “조합원들의 항의로 이번 선거는 무효처리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관위 자체 실수를 인정함과 동시에 이번 파행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전공노 측은 지난달 위원장 선거에 이어 부위원장 선거에도 시비가 발생해 ‘부정’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게 됐다.
부위원장 후보에는 △기호 1번 정보훈 △기호 2번 이해준 △기호 3번 전호일 △기호 4번 김성진 등 4명의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전공노는 오는 10일 노조 핵심 간부들이 참석하는 중앙회의를 개최하고 부위원장 재선거 향후 계획에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전공노는 지난달 16일부터 17일까지 양일간 제7대 임원선거 투표를 실시했다. 이번 임원선거에는 전국회의 소속으로 알려진 정헌재(위원장), 김주업(사무처장) 후보가 1번 선본으로, 정파에 속하지 않은 이충재(위원장), 김성광(사무처장) 후보가 2번 선본으로 각각 출마했다.
개표결과 정헌재 선본(3만4669)이 이충재(3만4659) 선본보다 10표를 더 득표해 정헌재 선본을 놓고 같은 달 27~28일 결선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충재 선본 측은 결과 발표 전 중선관위에 선거인명부 및 투표함 증거보전 신청을 했고 이의제기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일부지역에서 90%이상 몰표가 나오고 9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또한 휴직자는 부재자 투표를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충재 선본 측 주장이다. 이에 정헌재 선본 측은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선관위는 아직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위원장 선거에 이어 부위원장 선거 파행의 결과는 선관위에 특정 진보성향의 정파의 세력이 장악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