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팀 장관들이 잇따른 말실수가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어리석은 국민' 발언이 국민적 공분을 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최근 여수 기름유출사고와 관련해 실언을 연발하면서다. 장관 문책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가라앉았던 개각설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사태를 키운 것은 지난 며칠간 윤 장관이 보인 행보다. 1일 여수 사고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현장 주민 앞에서 손으로 코를 막았고 이 사진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자 다음날인 2일 ‘독감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3일 한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는 자신의 언행이 구설수에 오르는 이유에 대해 ‘인기 덕분’이라는 부적절한 답변으로 빈축을 샀다.
윤 장관의 실수는 5일 국회에서 열린 기름유출사고 관련 당정협의에서도 이어졌다. 사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은 “GS칼텍스가 1차 피해자고 주민이 2차 피해자”라고 말해 일반의 상식과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냈다. 또 이날 윤 장관이 수 차례 웃음을 보인 것도 논란거리가 됐다. 윤 장관의 웃음은 취임 전 청문회에서도 적잖은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장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을 포함해 정치권의질책이 잇따랐다.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윤 장관이 GS칼텍스가 1차 피해자라고 말하자 “GS칼텍스는 가해자”라며 "장관의 문제 인식이 잘못이다"라며 질타했고 경대수 의원은 “웃지 말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민주당 김진욱 부대변인도 “아무 때고 히죽히죽 웃어 대는 사람이 사태 수습을 책임질 장관이라면 국민적 공분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힌편 윤 장관의 실수가 불거지면서 현오석 부총리의 지난 말실수도 덩달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카드사 개인정보유출 당시 원인을 ‘국민 탓’으로 돌리는 듯한 언급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고’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다. 나아가 장관들의 잇따른 실수가 경제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된다.
야당의 문책요구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공직자의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 마음의 상처를 키워 유감이며 재발시 책임을 묻겠다'고 불과 일주일 전에 말했다"며 "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상처를 준 장관들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지난 3일 현 부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결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