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매매 정지 ‘벽산건설’… 상폐 수순 밟나

입력 2014-02-0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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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A 이슈로 주가 급등락을 반복하던 벽산건설이 자본잠식으로 주권매매가 정지되면서 증시에서 퇴출될 위기에 직면했다.

5일 한국거래소는 벽산건설에 대해 자본금 전액이 잠식됨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49분부터 상장폐지 기준 해소 사항이 입증될 때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벽산건설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130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1.5% 줄어든 3717억원, 당기순손실은 2838억원에 달했다. 이로써 벽산건설은 자본금은 681억원, 자본총계는 -1382억원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에 대해 벽산건설 측은 “주택사업 미분양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와 보증채무 등에 대한 충당부채 설정으로 인해 손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벽산건설 주가는 M&A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며 급등락을 반복해왔다. 핵심은 중동계 아키드 컨소시엄이었다. 중동계 아키드 컨소시엄이 벽산건설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해 11월 7일 4560원이던 주가가 같은 달 27일 2만500원으로 345.16%나 뛰었다. 주가가 급등하자 아키드컨소시엄 구성원 간 이익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표출됐다. 중동 자금이 수혈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알다파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국내 투자자들이 자금 조달을 맡기로 한 사실이 밝혀졌고 시장에선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벽산건설 주가조작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이어 지난 1월에는 대한주택보증이 회생채권의 출자전환 주식 101만6849주(7.46%)를 취득함에 따라 벽산건설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자 벽산건설 주가는 다시 한 번 급등했다. M&A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올초 14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23일 3000원대를 돌파하며 2배 넘게 올랐고 이후 4거래일 동안 25% 가까이 빠지는 등 주가는 계속해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만약 벽산건설이 M&A를 통해 새로운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하고 상장 폐지된다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소액주주의 보유 주식수는 1107만5026주(92.32%)이다. 이대로 벽산건설이 증시에서 퇴출된다면 1만2000여명이 투자한 260억원 가량이 허공으로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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