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약속’부터 ‘탐욕의 제국’까지…영화계, 끊이지 않는 ‘외압설’ 논란

입력 2014-02-0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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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약속' 메인 포스터(사진 = OAL)

일류기업 삼성의 어두운 면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과 다큐멘터리 영화 ‘탐욕의 제국’이 외압설로 영화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는 6일 개봉을 앞둔 ‘또 하나의 약속’은‘ 동시기 개봉작 중 가장 높은 예매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멀티플렉스 상영관 사이에서 저조한 스크린수를 확보, 대기업 외압설 의혹의 주인공이 됐다.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 반도체 생산직 노동자로 일했던 故 황유미씨의 승소 사건을 다뤄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피해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최첨단산업 삼성반도체 공장의 진실을 본격적으로 파헤치는 다큐멘터리로 오는 3월 개봉을 앞둔 ‘탐욕의 제국’ 또한 과거 외압설 논란을 겪었던 비화가 공개됐다.

‘탐욕의 제국’은 다큐멘터리 제작을 돕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프로그램 ‘옥랑문화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1500만원의 제작지원금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삼성이 ‘탐욕의 제국’ 수상에 대한 항의와 함께 해당 영화제에 5천만원의 지원금을 끊은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영화 ‘어머니’의 태준식 감독은 “다큐를 개그로 받는 삼성은 ‘갑질’의 선두주자 답다"고 비난했고, 영화계의 거센 비난 여론이 줄을 잇기도 하였다.

▲삼성반도체 생산직 노동자의 모습(사진 = 시네마달)

이 같은 사태는 단순한 영화 관람 문제를 넘어, 거대 자본과의 힘겨운 싸움을 지속해나가야 했던 수많은 노동자들의 모습을 반추하게 한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피해 노동자들의 첫 교섭 현장에서 ‘반올림’ 측을 교섭 당사자로 불인정하여 순조로운 교섭이 이루어질 수 없게 했었던 사건이나 노동조합 활동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에게는 일감을 주지 않는 등의 노조탄압을 자행하는 삼성의 모습까지 다시 얼굴을 들고 있다.

이렇듯 ‘또 하나의 약속’과 ‘탐욕의 재국’은 삼성으로 대변되는 대기업들의 모습과 그들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모습을 되짚어보는 움직임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실제 반도체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한 모임 ‘반올림’ 측이 ‘또 하나의 약속’의 단체 관람을 예매해 놓았던 한 대형 멀티플렉스점에서 돌연 상영취소 통보를 보내왔다는 소식을 전한 데 이어, 계속해서 일방적인 상영취소 통보 후기가 SNS를 통해 오르내리며 외압설 논란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에 통일문제연구소의 백기완 선생, 노회찬 전 의원, 삼성노조 조장희 부위원장,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 최종범열사 대책위원회 권영국 공동대표, 영화의 실존 인물 황상기씨 등이 속해있는 삼성바로세우기 준비모임(가칭)은 ‘또 하나의 약속’ 개봉 당일 단체 관람을 실시하여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탐욕의 제국’ 제작사 푸른영상을 비롯 홍리경 감독 외 배급위원회 모두가 이 같은 흐름에 합세하여 그 힘을 보태기로 하였다.

‘또 하나의 약속’과 ‘탐욕의 제국’에 대한 외압설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영화가 안정적인 극장 개봉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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