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 '15일간 5경기' 살인일정...손흥민ㆍ류승우, '영국 주간' 히어로 되나?

입력 2014-02-0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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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기뻐하는 장면(사진=AP/뉴시스)
손흥민의 소속팀 바이어 레버쿠젠이 살인적인 일정을 앞두고 있다. 8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에 벌어지는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분데스리가 20라운드를 시작으로 23일 새벽에 열리는 22라운드 VfL 볼프스부르크전까지 15일간 총 5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이다.

이 기간 많은 경기가 몰려 있는 이유는 바로 챔피언스리그와 DFB 포칼(독일컵) 일정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여타 빅리그와 달리 1부리그가 20개팀이 아닌 18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리그 일정이 다소 느슨해 주중 리그 경기가 벌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또 잉글랜드와 달리 컵대회 무승부시 재경기 대신 연장전과 승부차기로 이어지는 단판 승부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경기수가 많지 않다.

때문에 독일에서는 주중 경기가 있는 주간을 터프한 잉글랜드 축구 일정에 빗대 ‘엥글리쉐 보헤(Englische Woche)’로 칭한다. 영국식 일주일 쯤을 의미하는 ‘잉글리시 위크(English week)’라는 뜻의 독일어 표현이다. 주중 경기를 포함해 일주일에 3경기를 진행하는 이 같은 일정을 레버쿠젠은 2주 연속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8일 새벽 글라드바흐와 원정으로 20라운드를 치른 뒤 레버쿠젠은 홈으로 자리를 옮겨 2부리그 팀인 1.FC 카이저스라우턴과 13일 새벽 포칼 8강전을 치른다. 이후 16일 새벽 샬케 04와 리그 21라운드 홈경기를 치르면 19일 새벽에는 파리 생제르맹(PSG)과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홈에서 치른다. 이른바 ‘영국 주간’의 마지막 경기는 23일 새벽에 열리는 볼프스부르크와의 원정경기다.

이 기간 레버쿠젠은 홈에서 3경기를 치르는데다 포칼-리그-챔피언스리그 등을 연달아 홈에서 치러 일정상으로는 체력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 하지만 주전과 백업 자원들간의 기량차가 비교적 현저한 레버쿠젠으로서는 이 기간 어떤 성적을 기록하느냐가 전체적인 시즌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한다.

일정상 이동에 따른 체력 부담은 줄였지만 상대팀들의 면면은 그리 만만치 않다. 우선 글라드바흐는 19라운드까지 승점 33점으로 5위를 달리는 상위권 팀이다. 하지만 홈에서는 8승 1무 1패로 홈성적 전체 2위(1위는 바이에른 뮌헨)를 달리고 있고 홈에서 치른 10경기에서 단 9실점만 허용하고 있을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레버쿠젠은 승점 40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원정에서는 5승 4패로 반타작 정도의 승률인데다 팀 득점 36골 중 원정골은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1골에 불과하다. 글라드바흐와는 2010년 이래 벌어진 최근 8번의 맞대결에서 2승 4무 2패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전반기 홈에서는 4-2로 승리한 바 있다.

포칼 8강전 상대 라우턴 역시 만만치 않다. 비록 2부리그 팀이지만 전통의 명가로 1부리그에 근접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2부리그에서도 3위에 올라있어 다음 시즌 승격이 가능한 상태다. 샬케 역시 난적이다. 승점 34점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에 올라있는 샬케는 최근 4번의 리그 경기에서 3승 1무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샬케는 이미 포칼 16강에서 탈락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레버쿠젠과 경기를 치른다는 점도 레버쿠젠에게는 악재다. 레버쿠젠은 전반기 원정에서 0-2로 패했고 최근 5번의 맞대결에서도 1승 1무 3패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PSG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대한 부담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에딘손 카바니, 에제키엘 라베치, 루카스 모우라, 하비에르 파스토레, 티아고 모타, 마르코 베라티, 티아고 실바, 알렉스, 그레고리 판 더 비엘, 막스웰 등 월드올스타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스쿼드를 자랑하는 PSG다. 로랑 블랑 감독이 조별 라운드에서의 킥 오프 시간 지연에 따른 제재로 레버쿠젠과의 원정경기에서 벤치에 앉을 수 없는 약점은 있지만 이 점을 감안해도 레버쿠젠에게 PSG는 충분히 버거운 상대다.

볼프스부르크와의 22라운드 경기 역시 부담은 크다. 볼프스부르크는 후반기 개막 이후 2경기에서 연패를 당했지만 19라운드 종료 현재 승점 30점으로 유로파리그 진출권인 6위에 올라있고 언제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저력을 갖춘 팀이다. 레버쿠젠은 최근 4번의 맞대결에서 1승 1무 2패로 근소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류승우가 분데스리가 데뷔전에 나선 모습(사진=채널 theM 방송캡처)

언급한 바대로 레버쿠젠은 15일간 5경기를 치르면서 포칼 8강전과 챔피언스리그 16강이라는 부담스러운 매치를 치러야 하고 3번의 리그 경기는 현재 상위권에 올라있는 4,5,6위팀들과 차례로 대결해야 한다. 올시즌 리그를 치르면서 레버쿠젠에서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들 중 총 20명을 활용했다. 하지만 이들 중 플레잉 타임이 총 270분(풀타임 3경기 기준)에 못 미치는 선수가 4명이다. 사실상 단 16명의 단촐한 선수단으로 이번 시즌을 끌어 오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손흥민은 현재까지 1210분의 리그 시간을 소화해 필드 플레이어 중 5번째로 많은 플레잉 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팀내 필드 플레이어들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한 슈테판 키슬링은 19라운드까지 이미 1584분을 소화했다. 전체 필드 선수들 중 27번째로 많은데다 챔피언스리그 순위권에 올라있는 상위 4팀 공격수들 중에서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위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가올 터프한 일정에서 착실하게 승점을 쌓으면 3위권과의 격차를 확실하게 벌릴 수 있다. 이 경우 우승까지 바라보긴 어려울 수 있어도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순위는 어느 정도 굳힐 수 있다. 특히 최근 부상중이던 시드니 샘이 성공적으로 복귀했고 오랜 골 침묵을 지키던 공격수 에렌 데르디요크가 지난 19라운드 VfB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점도 고무적이다. 데르디요크의 득점에 도움을 올린 선수가 바로 샘이었다. 여기에 발렌시아로부터 임대로 영입한 과르다도는 터프한 일정을 소화할 레버쿠젠에 숨통을 트이게 할 전망이다. 특히 과르다도는 왼쪽 풀백과 왼쪽 미드필더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손흥민에게도 앞에 놓인 빡빡한 일정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최근 4경기에서 득점 침묵이 계속되고 있지만 다가올 연속 경기에서 득점을 올려준다면 득점의 순도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세간의 주목이 집중될 PSG와의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을 올린다면 독일을 넘어 유럽 전체로 인지도를 넓힐 수 있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임대로 합류해 있는 류승우에게도 앞으로의 일정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차피 향후 5경기에 모두 같은 선발 명단을 내세우기는 힘든 만큼 류승우가 출전할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손흥민과 류승우가 빡빡한 '영국 주간'의 위기에서 히어로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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