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거래부진으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가운데 대신증권이 전년대비 320%의 순익을 올려 주목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신증권의 매출액은 1조4886억원으로 전년대비 44.4% 줄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116억9700만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대신증권의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은 225억1700만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574% 증가했다. 법인세를 차감한 순이익은 135억9400만원으로 320.4% 늘었다.
증권사의 결산월이 기존 3월에서 12월로 변경되면서 해당 실적이 9개월분만 반영하고 있음에도, 직전 사업연도의 12개월분 순이익 32억2000만원 대비 무려 320%가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영업외이익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순익 증가로 기업의 영업활동과 무관한 일종의 ‘착시’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 여의도 본사 사옥을 신영증권에 매각했다. 명동에 조성된 금융타운 부지에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면서 여의도 사옥을 신영증권에 판 것으로, 매각 대금은 800억원 규모다.
사옥 매각 대금 800억원을 3분기(10월~12월) 영업외이익으로 분류해 실적에 반영하면서 지난해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대신증권 역시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사옥 매각 대금이 반영되기 직전인 지난해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반기말 기준 부채비율은 610%로, 지난해 같은기간 469% 대비 141%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도 증권업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되기까지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미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은 대신증권의 특성상 현재와 같이 낮은 거래대금 수준 하에서는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브로커리지 부문은 거래대금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분기 대비 9.5%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대신저축은행, 대신자산운용 등 자회사 턴어라운드와 우리F&I 인수 등 성장 동력 다변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