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필벌’원칙 강화, 롯데카드·건설·홈쇼핑 교체 유력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롯데홈쇼핑 등 문제가 발생한 계열사를 포함해 상당수 사장단을 교체키로 방침을 정하고, 이르면 28일 오전 인사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매년 2월 초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지만, 최근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9명이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인사를 설날 전으로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그룹 측은 지난 주말인 25일께 자리에서 물러나는 임원들에게 일괄 연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초 인사 폭도 소폭에 그칠 것이란 예상도 뒤엎고 대규모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룹 내 한 관계자는 “지난주에 교체 대상의 사장 및 임원들에게 이미 통보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대규모 인사여서 그룹 안에서도 적잖이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그야말로 ‘신동빈의 인사’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신동빈<사진>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영형력에서 벗어나 이번 인사작업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수성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났던 롯데그룹의 인사 방침을 근본적으로 바꿔, 문제가 있으면 즉각 교체하고 잘하면 빠르게 보상하는 신상필벌의 원칙을 적용했다는 후문이다.
계열사 가운데는 롯데백화점 사장인 신헌 롯데쇼핑 사장과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유임이 유력시된다. 소진세 롯데슈퍼·코리아세븐 대표는 그룹 총괄사장이나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겨 중용되는 방안이 거론된다. 소 대표의 후임에는 유통 주력인 백화점이나 롯데마트 임원 가운데 한 명을 승진 발령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도 교체, 그룹의 재무통을 발탁할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에서 일부 실책을 놓고 롯데건설과 롯데물산 대표를 경질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는 설도 나온다. 롯데홈쇼핑 역시 최근 임원의 납품업체 비리 의혹 수사가 진행되면서 수장의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그룹의 지주사격인 롯데호텔과 식품쪽 수장은 대부분 유임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관계자는 “이번 그룹 인사는 신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면서 “신상필벌의 원칙으로 인사의 기강을 세우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