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공단 직원채용 금품수수 잡음

입력 2014-01-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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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계약직이 뭐길래….”“기간제 근로자로 취직에 성공하면 2년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

서울시 산하공단 취업을 빌미로 구직자에게 수억원의 현금을 받아 챙긴 브로커와 인사에 개입한 공단 직원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취업 청탁자들은 기간제 근로자로 취업에 성공한 뒤 2년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브로커 말에 빚까지 내서 돈을 건냈지만, 무기계약직 전환에 성공한 사례는 없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공단 주차 관리 기간제 직원으로 취직시켜주겠다며 작년 4~11월 구직자 49명으로부터 500만원 씩 모두 2억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취업 알선 브로커 강모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20년 지기 고향 선배인 이 공단 인사 담당 과장급 직원 정모씨로부터 채용 정보를 입수하고 공단 기간제 직원인 박모씨를 모집책으로 삼아 구직자들을 끌어모았다.

강씨는 받은 돈 가운데 4000여만원을 인사 청탁 대가로 정씨에게 건넸으며, 정씨는 면접 위원으로 참가하는 인사 담당 처장 우모씨와 이모씨에게 구직자들의 면접 점수를 100점으로 고치도록 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강씨에게 돈을 낸 구직자 49명 중 30명이 실제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은 자신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브로커 강씨를 소개, 줄줄이 이곳에 일자리를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남편, 아내, 시동생, 친정 동생이 한꺼번에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브로커 강씨 등은 무기계약직 전환을 내세워 돈을 갈취했지만, 이들이 기간제 근로자로 취직한 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취업 과정에 개입한 공단 인사 담당 과장급 직원 정씨 등 직원 4명에 대해서는 뇌물수수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공단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의원 1명과 구의원 1명 등도 인사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함에 따라 앞으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시 일부 구청에서도 무기계약직 환경미화원 채용을 두고 금품이 오갔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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