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이하 회사채 만기 2.4조원…건설·항공·해운 등 우려업종도 1조원 상회
2월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집중돼 시장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한 달간 회사채 만기 규모는 5조6000억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A등급 이하 회사채만 절반에 육박해 이들 기업의 정상적인 상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지방공사채 제외) 만기도래 금액은 42조원으로 2월 5조60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이는 1월(3조6000억원)에 비해 2조원 증가한 수치다. 2월 만기도래 금액 가운데 신용등급 A등급 이하 회사채 만기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1월(8000억원) 보다 1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A등급 이하 회사채 가운데 건설·항공·해운 등 우려업종의 만기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A등급 이하 회사채 가운데 현대산업개발(3500억원), 동부제철(900억원), 대한항공(3000억원), 한라(BBB·1300억원)가 2월 만기를 맞는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작년 연말 신용등급이 하락해 차환발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현재 회사채 현금상환, 은행대출 전환, 담보부사채 발행 등을 모색중이다.
실제로 현대산업개발은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현금 상환키로 결정했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보유한 현금을 꺼내든 것이다. 대한항공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 항공화물운임을 담보로 33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동부제철과 한라는 2월 만기금액 중 80%에 해당하는 720억원, 1040억원을 각가 산업은행으로부터 차환지원 받았다.
2월 대거 만기가 도래한 A등급 이하 회사채가 대체 조달수단을 활용해 고비를 넘겼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오는 4월에는 건설회사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A급의 롯데건설, 한화건설, GS건설 등을 포함해 총 1조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해운업종에서는 3월 한진해운이 1800억원을 시작으로 올해 3900억원, 현대상선은 42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하지만 회사채 양극화는 고착되는 모습을 보여 우려업종의 회사채 상환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업실적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고 유동성 우려가 제기돼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진행중인 다수의 업체가 주로 A급 이하 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며 “AA급과 A급 발행시장의 온도차는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 턴어라운드와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