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양보’ 요청한 박원순, 안철수 찾았다 헛걸음

안철수, 박원순 대신 김상곤 만나

창당 준비 중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박 시장이 지난 2011년에 이어 ‘후보 양보’를 요청하는 모양새지만, 안 의원 측은 ‘쟁쟁한 후보가 많다’며 연일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다.

16일 서울 노원구청 신년 인사회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형성됐다. 박 시장은 이날 안 의원 지역구인 노원구청 신년 인사회를 찾아 인사말을 하고도 1시간여 동안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 지역(노원병)이 지역구인 안 의원은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노원갑·을 지역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이노근, 민주당 우원식 의원만 행사에 참석했다.

같은 시각 안 의원은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주최하는 ‘무상급식’ 토론회에 참석한 상황이었다. 자신의 지역구 행사가 아닌‘안철수신당’ 경기도지사로 거론되는 김 교육감을 찾아 ‘삼고초려’하는 공을 들인 셈이다.

앞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방송에서 “안 의원과 서로 큰 상생의 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안 의원과는 단순히 정치적 인연이라기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냐는 보편적 생각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안 의원 측에 양보를 시사하는 발언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안 의원 측 금태섭 6·4 지방선거에서 서울 뿐 아니라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3곳에서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저희가 낼 수 있는 대로 가능한 한 많이 낼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안 의원은 ‘김 교육감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면서 여운을 남겼다. 김 교육감은 자신이 안 의원 측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안 의원이 한국 정치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분이기 때문에 (안 의원과의 만남을) 굳이 피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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