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청와대 싸인 있었나

입력 2014-01-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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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해외순방 중 발표…검증 일정도 순방기간 중 진행

포스코 이사회가 15일 차기 회장 후보를 전격 발표한 것을 두고 청와대의 승인이 있었고, 이미 한 인사가 내정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께 7박 8일 일정으로 인도와 스위스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 박 대통령이 출국한 직후인 11시 31분 포스코 이사회는 언론에 5명의 후보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사회는 이날 또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발족해 후보자 검증을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에는 최종 후보자 1명이 정해질 전망이다. 순방 일정상 귀국이 오는 22일인 것을 고려하면 후보자 발표와 검증 과정 모두가 박 대통령이 국내에 없을 때 진행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이미 사전 심사를 통해 유력 후보를 꼽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이날 오전 포스코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면접을 받은 뒤 공항으로 향해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한 사외이사는 “승계협의회는 활동한지 두 달여가 지났기 때문에 발표 시점이 빠른 것은 아니다”며 “대외에 공개하면서 투명성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자가 내부인사에 비중이 쏠린 것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정준양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업계에서는 ‘정부가 차기 회장은 내부인사를 제외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5명 후보의 뚜껑을 열어보니 외부인사는 오영호 사장 뿐이었다. 나머지 4명 후보인 권오준 포스코 사장, 김진일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1970년대에 포항종합제철로 입사한 인물들이다.

포스코가 처음으로 헤드헌팅업체를 고용해 차기 회장 후보를 찾는 과정에서 전직 부총리급이 검토돼 화제가 된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내부인사들로 치중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내부인사 배제에서 내부인사 중용으로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후보로 오른 포스코 내부인사들은 2009년 정준양 회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주요 보직에 올랐던 인물들이다”며 “이 중 한 명이 된다면 변화보다는 불황을 겪고 있는 철강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헤드헌팅 업체를 고용한 것에 대해 “외부인사까지 폭넓게 후보군을 검토해 공정하고 투명한 후보군 선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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