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 위해 진출했지만 ‘삐걱’… 한방 브랜드는 처분
[대기업 계열사분석] KT&G가 화장품 사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신규 브랜드는 빛을 보지 못 하고 있고, 새로 인수한 소망화장품은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2010년 취임한 민영진 사장은 2011년부터 화장품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당시 화장품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소망화장품 지분(60%)까지 인수했다. KT&G는 KGC라이프앤진을 통해 ‘동인비’ 등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을 론칭했고, 소망화장품은 매스티지(중저가) 시장을 공략했다.
그러나 KGC라이프앤진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판매관리비가 매출액을 초과하고 있다. 2010년 판관비는 37억원으로 총 매출액(96억원)의 38.5% 수준이었다. 2011년에는 매출액(200억원)의 118%(237억원), 2012년 매출액(570억원)의 117%(669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업손실 규모가 12억3000만원에서 308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8억원에서 305억원으로 급증했다.
판관비를 대폭 늘렸지만 2010~2012년 동안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0억원에서 -153억원, -290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06억원에서 87억원, 247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주력 사업인 화장품 사업을 통한 영업이익은 줄고 있지만 차입금, 사채 등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나한, 꽃을 든 남자, RGII 브랜드를 보유한 소망화장품의 전망도 어둡다. 인수 전 회사는 매출액 1219억원, 영업이익 110억원, 순손실 100억원이었지만 인수 후 지난 2년간(2011~2012) 당기순이익은 11억원에서 5210만원으로 간신히 현상유지 중이다.
결국 KT&G는 지난 10일 KGC라이프앤진이 갖고 있던 한방스토어 및 건강식품 브랜드 ‘보움’을 한국인삼공사에 처분했다. 홍삼사업을 하고 있는 인삼공사에 건강식품 사업을 주고 KGC라이프앤진은 화장품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KT&G 관계자는 “KGC라이프앤진은 향후 프리미엄 유통채널 확대 및 화장품 브랜드력 강화 등에 선택, 집중하여 자립 성장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소망화장품은 2014년에 글로벌 유통확대와 신제품개발, 전략브랜드 집중육성을 통해 흑자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