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강남스타일’ 후 K_POP 정체… 日 음반판매량도 하향세자극적 ‘막장드라마’ 난립… 콘텐츠 질 저하 해외 시청자 외면정부 ‘일방통행 한류정책’연예제작사 ‘금전주의’ 사태 악화시켜맞춤 콘텐츠뉴미디어반한류 능동적 대응 나서야 재도약 성공
“일본에서의 반한류 등으로 한류가 주춤하고 싸이 이후 부각되는 장르가 소멸해 수출은 증가하지만 한류 붐은 정체다.” 한류전문가인 고정민 홍익대교수가 최근 열린 ‘콘텐츠 산업, 2013년 결산 및 2014년 전망’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K-POP한류가 도약하느냐 추락하느냐 기로에 서 있다”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가 최근 한 인터뷰에서의 언급이다.
고정민교수와 양현석대표 뿐만 아니다. ‘겨울연가’윤석호PD와 ‘대장금’의 이병훈PD등 콘텐츠 제작자 역시 획일적인 드라마의 양산 등으로 최근 들어 정체 혹은 퇴보를 하고 있는 한류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에서의 K-POP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도 2011년 594만장, 2012년 492만장, 2013년 392만장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을뿐만 아니라 K-POP 관계자들도 한류 위축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를 비롯해 각종 조사결과도 한류 전망에 회의적이다. 조사 기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조사한 한류실태조사에선 조사 대상의 50~60%정도가 한류의 지속기간을 4년 이내로 봤고 이미 끝났다는 사람도 10%에 달했다.
전문가에서 제작자, 외국인에 이르기까지 싸이 이후의 한류의 침체에 대해 우려의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승승장구하던 한류가 최근 들어 주춤하며 위기 국면으로 추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한류가 최근 들어 주춤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다. 또한 국가별로 그 원인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류 침체의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의 질적 저하와 획일적인 콘텐츠를 꼽을 수 있다. 출생의 비밀과 불치병, 재벌2세와 가난한 여성의 사랑 등 스테레오타입식의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캐릭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설정으로 무장한 막장 드라마등 유사한 드라마가 난립하고 있다. 또한 아이돌 음악으로 대표되는 K-POP의 독식등 한류 콘텐츠들이 획일성으로 인해 한류 콘텐츠를 외면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발표한‘K-POP특정 장르(아이돌) 편중 현황과 대책’에 따르면 가온차트 2012년 한해 결산 결과 아이돌 음악 82%, 팝 8%, OST 5%, 힙합 1%, 록 1%, 포크 1%, 편집음반 1% 순으로 차트에 든 노래 10곡 중 8곡이 아이돌 음악이었다. 이같은 특정 장르에 대한 지나친 편중은 우리 대중음악의 지속적인 세계진출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한류팬의 외면을 초래하는 원인들로 연예기획사와 방송사의 지나친 상업성, 과도한 공급량과 물량공세의 제살깍아 먹기 마케팅, 정부주도의 한류정책, 일방적인 한류문화 수출, 새로운 한류스타의 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부 연예제작자들은 “방송사들이 앞다퉈 가수들을 떼거리로 출연시키는 완성도 낮은 콘서트 등을 외국에서 열면서 한류의 침체를 자초하고 제살깍아먹고 있다”고 비판했고 일부 방송사 PD들은 “일부 연예기획사들이 인기가 높은 특정 스타를 활용해 한류확산보다는 돈만 버는데 치중한 한 지나친 상업성이 한류침체의 주범이다”고 비난했다.
일본의 우경화같은 정치적 이유, 일방적인 한류문화 수출, 정부주도의 한류, 일부 스타들의 해외 한류팬을 무시한 행동 등으로 최근 들어 거세게 일고 있는 반한류 움직임 역시 한류 침체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나 SNS, 디지털-인터넷 기기의 일반화 등 미디어와 문화 콘텐츠의 유통 창구의 급변에 따라가지 못하는 미숙한 대응과 시대에 뒤떨어진 마케팅 전략 등도 한류 침체에 한몫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류가 재도약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고정민 홍익대교수는 “세계인을 움직일수 있는 킬러 콘텐츠의 제작이 한류 침체의 탈출구다”고 강조한다. MBC가 올해 ‘대장금2’를 제작하고 ‘아빠 어디가’‘나는 가수다’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 수출 등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킬러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는 것도 한류 재도약 대응책중 하나다. 드라마와 K-POP에 의존하는 한류에서 벗어나 그 범위를 확대하는 것도 한류를 튼실하게하고 최근의 침체를 극복하는 한방법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서민수 연구원과 고정민교수는 “드라마 음악뿐만 아니라 순수예술, 패션, 애니메이션, 공연 등 한류의 영역을 확장하는 등 문화용광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SNS와 스마트폰의 득세 등 콘텐츠 유통과 미디어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플랫폼 전략구사, 국가별 맞춤형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반한류에 대한 적극적 대응, 문화교류의 활성화 등도 한류를 재도약할수 있는 방안이다. 여기에 정부가 전면에 나서 한류를 이끌어나가는 것을 지양하고 창작자나 제작자를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도 반한류 문제를 해결하고 한류를 진화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것이 학계와 제작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