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뮤지컬 ‘풍년’…브로드웨이 안 부럽다

입력 2014-01-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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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뮤지컬 ‘원스’ ‘킨키 부츠’… 토종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보이첵’

2014년 가히 대한민국이 ‘뮤지컬 공화국’이라 불릴 만한 막강한 뮤지컬 라인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뮤지컬 관객은 티켓 판매 사이트 70%의 점유율을 가진 인터파크를 통해 약 1760억원 수준의 티켓을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3000억원대 시장 규모를 형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뮤지컬 시장은 유럽, 미국 브로드웨이 등 뮤지컬 본고장에서 막 올려 호평받은 작품에 대한 신속한 수입,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의 초연, 해외 핫한 스타 또는 작품의 내한 공연, 창작뮤지컬의 약진 등으로 인해 올해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뮤지컬 '원스' 오리지널 공연 사진. (사진=신시컴퍼니)

굳이 브로드웨이에 가지 않아도 최신 뮤지컬의 진정한 맛을 국내에서 느낄 수 있다. 2012년 최우수 뮤지컬상 등 토니 어워즈 8개 부문을 석권한 ‘원스’가 11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원스’는 2007년 동명의 아일랜드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영화 삽입곡인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꿈을 버리려 하는 길거리 뮤지션과 그의 잊히지 않는 노래에 빠져버린 아름다운 여인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배우가 무대 위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 연기를 소화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이에 맞서는 작품은 CJ E&M이 공동 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해 2013년 토니 어워즈 6관왕에 등극한 ‘킨키 부츠’다. 11월 상연될 ‘킨키 부츠’는 팝스타 신디 로퍼 작곡의 디스코와 화려한 쇼가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뮤지컬 '태양왕' 포스터.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영미권 뮤지컬과 달리 장엄한 무대 분위기가 특색인 유럽 뮤지컬의 국내 라이선스 초연 역시 풍성함을 배가시킬 전망이다. ‘엘리자벳’ 등 유럽 뮤지컬 수입으로 새 전략을 구사해온 EMK뮤지컬컴퍼니는 한국어 버전으로 초연되는 ‘태양왕’과 ‘마리 앙투아네트’를 내놓는다. 4월 상연될 ‘태양왕’은 17세기 프랑스 전제군주 루이 14세의 일대기를 담은 프랑스 뮤지컬로, 벨기에, 스위스 등 유럽 전역에서 400회 이상 공연 내내 170만 관객을 동원했다. 18세기 파리 베르사이유 궁을 배경으로 타이틀롤의 삶을 펼쳐낼 ‘마리 앙투아네트’(10월)와 더불어 웅장한 세트와 다채로운 의상에 힘을 줄 예정이다.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내한 공연도 막강하다. 2006년 토니 어워즈에서 최고부문상을 포함해 4관왕을 휩쓴 ‘저지보이스’의 오리지널 내한 팀이 1월 국내 무대에 처음 오른다. 1960년대 인기를 휩쓴 원조 아이돌 포시즌스의 음악으로 꾸민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오리지널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역대 최고의 그랭그와르 역으로 인정받고 있는 브루노 펠티에가 2013년 첫 내한에 이어 5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관객과 만난다. 6월에는 ‘오페라의 유령’ 등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캣츠’의 오리지널 팀이 6년 만에 내한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포스터. (사진=뉴시스)

창작 뮤지컬도 약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제작비 40억원을 들여 2011년부터 제작해온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3월 드디어 관객과 만난다. 유준상, 박은태, 류정한, 리사 등 뮤지컬 스타가 총출동해 무대를 꾸민다. 10월 상연될 ‘보이첵’은 하반기 기대작으로 전망된다. ‘명성황후’, ‘영웅’ 등을 만든 윤호진 연출이 영국 웨스트엔드 제작진과 지난 8년간 협력해 만들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많은 작품과 만나볼 수 있는 2014년의 관객은 더욱 즐거워지고, 제작자의 시름은 커질 것이다. 오히려 국내 뮤지컬 시장이 브로드웨이보다 작품 폭이 넓어지는 모양새다. 시장의 외연은 확장되나, 산업의 탄력성이 고민된다. 개별 제작자의 큰 수익은 거두기 힘들다. 또 해외 원작자와 로열티를 나누지 않는 창작 뮤지컬이 설 자리는 줄어들어 정부의 고민은 늘어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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