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펀드시장 승자는 '해외주식형 펀드'

입력 2014-01-0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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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 '아베노믹스'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펀드시장의 명암이 엇갈렸다.

펀드시장 승자는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서 선진국 주식형 펀드로 바뀌었고, 국내 주식형 펀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3.41%로 전체 유형별 펀드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국내채권형(2.25%)과 해외채권형(1.98%), 국내주식형(0.76%) 등 펀드 수익률은 은행 예금금리에도 못 미쳤다.

특히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작년 코스피 상승률(0.72%)보다 소폭 높아 '플러스 알파(+α)'를 거의 내지 못했고 원자재 펀드는 금값과 옥수수값 폭락 탓에 유형별 펀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13.48%)을 냈다.'

◇ 일본주식펀드 '승승장구'…금펀드 수익률 최하위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선 일본주식(44.12%)과 헬스케어섹터(34.12%), 북미주식(33.09%) 등 펀드 수익률이 높았고 기초소재섹터(-24.10%), 브라질주식(-20.94%), 남미 신흥국주식(15.29%) 등 펀드는 부진했다.

작년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경기부양책과 엔저 정책에 힘입어 56.7%나 올라 41년 만에 최고 상승률를 기록했다. 경기 회복세에 고조된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의 작년 상승률도 29.11%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 개별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선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 펀드 수익률이 61.78%로 가장 높았다. 이 펀드는 풍력·태양력·바이오 등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또 일본주식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우리일본스몰캡'(56.91%), 'KB스타재팬인텍스'(54.38%), '미래에셋재팬인덱스'(52.01%) 등 수익률 상위 10개 펀드 중 7개가 일본주식 펀드였다.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KB MENA'(49.33%)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으나, '블랙록월드골드'(-45.95%)와 신한BNPP골드(-41.65%) 등 금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수익률이 가장 저조했다.

◇ 중소형·배당주 펀드 2년 연속 '우등생'

2년째 이어진 박스권 장세로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선 중소형주와 배당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IBK중소형주코리아'의 연간 수익률이 34.09%로 가장 높다.

저평가 우선주에 투자하는 '신영밸류우선주'(31.84%)와 1만5천원 미만 저가 종목에 투자하는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22.79%) 펀드가 수익률 2∼3위에 올랐다.

'한국밸류10년투자100세행복'(21.69%), '베어링고배당'(19.92%), '신영밸류고배당'(19.30%) 등도 양호한 수익률을 올렸다.

투자자 자금은 중·소형주와 가치주·배당주 펀드로 쏠렸다.

작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모두 7조3천79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가운데 배당주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로 각각 8천682억원, 3천6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신영밸류고배당'(9천846억원)과 'KB밸류포커스'(8천542억원) 펀드에만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KB중소형주포커스'(2천738억원), '삼성중소형FOCUS'(2천708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전환'(1천955억원)' 등 펀드로도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선진국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안과 미국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환율 변동성 위험 등으로 신흥국 시장은 아직 불안한 상황"이라며 "경기가 턴어라운드하는 유럽과 미국시장이 여전히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선진국 경기 회복의 '온기'가 신흥국으로도 퍼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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