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대통령 2년차] 아직 미흡하지만… 3명중 2명 “中企대통령에 기대 건다”

입력 2014-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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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소된 문제-해소되지 않은 문제 모두 ‘판로·조달’ 가장 많아

중소·중견기업인들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내건 ‘손톱 밑 가시’ 정책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입장이었다. 기업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이를 위한 육성 정책을 개선해 나가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실제 현장에 그대로 적용될지는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 둘 관련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이들의 시각도 상당 부분 변화됐다.

이투데이는 새해를 맞아 중소·중견기업 63곳을 대상으로 ‘손톱 밑 가시’ 등 경영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중소기업 대통령’ 2년차를 맞이한 중소·중견기업들. 그들은 “기업 하기 좋은 국가가 됐으면 좋겠다”는 한결같은 바람을 내세우며 올 한해 경영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장애로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그래도 기대한다”= 중소·중견기업 63개사 중 48%는 지난해 ‘손톱 밑 가시’ 제거 실효성을 ‘높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낮다’(16%), ‘매우 낮다’(8%)를 택한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잘 해결된 사안을 묻는 항목에서는 ‘판로·조달’(16%)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인력’, ‘자금조달’이 각각 13%, ‘기술인증’(12%), ‘재정·세제지원’(10%)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직 뽑지 못한 손톱 밑 가시에 대한 문항에서는 ‘판로·조달’과 ‘대·중소기업 상생’이 각각 17%로 가장 높은 응답률로 집계됐다. 이어 ‘인력’(13%), ‘기업환경’(12%), ‘기술·인증’(11%) 순으로 조사됐다.

‘판로·조달’의 경우 잘 해결된 항목, 미해결 항목에서 모두 높은 응답률을 보여 중소·중견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분석됐다.

정부정책 수립과정에서 기업의 목소리 반영 여부를 묻는 항목에선 부정적 답변이 높게 나타났다. ‘낮다’(20%), ‘매우 낮다’(13%) 응답률이 ‘높다’(19%), ‘매우 높다’(13%) 응답률보다 소폭 높게 집계됐다. “간담회뿐만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더 많이 봐 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중소기업도 상당수였다.

현재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경영애로를 묻는 항목에서는 ‘내수판매 부진’(32%) 응답률이 가장 높게 집계됐다. 이어 ‘자금부족’(25%), ‘채산성 악화’(17%), ‘생산비용 증가’(1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중소기업은 “많은 돈을 투자해 기술개발을 한 후 제품을 생산해도 제때 판로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도산하는 사례도 발생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정책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 가운데 올해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높게 나타났다. 올해 ‘손톱 밑 가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항목에서 ‘높다’(46%)와 ‘매우 높다’(16%)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낮다’, ‘매우 낮다’는 각각 11%와 1%로 집계됐다.

또 올해 중소·중견기업 정책에 따른 기업 경영환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항목에서는 ‘높다’(35%), ‘매우 높다’(28%)가 63%로 과반수가 넘게 높은 것으로 답했다. 반면 ‘낮다’, ‘매우 낮다’는 각각 8%, 2%에 그쳤다.

이에 연장선으로 다수의 응답자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점도 지난해 큰 변화로 꼽았다. 한 중소기업은 기업 경영활동의 변화 사례를 묻는 질문에 “사회나 정부로부터 소외감이 일부 해소됐다”고 답했다. ‘중소·중견기업 성장사다리 정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 현 정부에 대해 아직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중소기업은 “중소기업 정책이 아직까지 초기 단계이므로 손톱 밑 가시가 어느 정도 뽑힐 때까지는 진행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사료된다”며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차분히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중견정책이 실제로 적용되는지 끝까지 감독해야”= 이번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항목에 ‘높다’(40%), ‘매우 높다’(25%)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낮다’(8%), ‘매우 낮다’(3%) 의견도 일부 집계됐지만 현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에 아직까지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다만 중소기업 정책이 흐지부지되지 않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끝까지 귀 기울여야 하며, 나아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기존의 잘못된 관례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벤처기업은 “창조경제는 시도되지 않은 것에 대한 모험과 도전의 결과물이 꽃피울 때 완성되는 것”이라며 “기존의 방식과 사고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적용하고 추진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다른 벤처기업은 “현 정부는 창조경제를 표방하고 있으나 연구개발(R&D)사업과 같은 정부 사업의 심사기준과 심사관 수준은 기존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틀에 박힌 심사기준과 과거와 다를 바 없는 심사관의 고정관념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손톱 밑 가시’로 지적된 판로 개선, 인력난, 대기업과의 상생 문제에 지금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중견기업 중 상당수는 ‘정부에 바라는 점’을 묻는 항목을 통해 “여전히 대기업의 지배력에 종속된 느낌”이라며 “대기업과의 상생 현안을 비중 있게 다뤄 줬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은 “근로자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저임금의 현장 기능직, 특히 주·야 근무에 대한 기피현상으로 향후 기능직 육성이 상당히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력난 해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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