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홍명보, 사령탑 오른 리베로 “2002 영광 다시 한번”

입력 2014-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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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기대, 현실로 바꾸겠다”… 월드컵 2회 연속 원정 16강 의지

▲10월 15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평가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축구대표팀은 지난해 6월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0-1로 패했다. 하지만 이란에 이어 A조 2위로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86 멕시코월드컵부터 8회 연속 본선 진출이자 통산 9번째 본선 진출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전임 최강희 감독이 최종 예선 이후 팀을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대표팀 감독직을 맡았다.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홍 감독은 “원 팀(One Team), 원 스피릿(One Spirit), 원 골(One Goal)”을 강조했다. 대표팀 내 파벌 대두, SNS 등을 통한 선수들의 불만 토로 등 조직력을 해치는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일찌감치 조직력을 강조한 것이다. 대표팀 소집시 정장을 착용하도록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국가대표로서의 품격을 스스로 갖추는 것은 물론 통일된 깔끔한 이미지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간 대표선수들은 입소 때 에이전트의 차를 타고 경기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건물까지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이 역시 바꿨다. 선수들에게 입구에서 하차해 걸어 들어올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걸어오는 동안 마음가짐도 새롭게 하라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6개월 여가 흐른 현재 대표팀은 비교적 빠르게 정상궤도에 올라섰다. 총 5번의 대표팀 소집을 실시했고 이 기간 3승 3무 4패를 기록했다. 외형상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이다.

한국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라운드에서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 등과 한 조에 속했다. 최상의 조는 아니지만 최악의 조도 아니다. 때문에 많은 팬들은 이번 대회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많은 사람들이 H조를 쉬운 상대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연 그는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같은 조에 속한 팀들 모두 16강에 오를 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들”이라고 단언했다.

물론 홍 감독이 비관적인 생각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홍 감독이 생각하는 성공의 키워드는 ‘스스로의 준비자세’다. 그는 “상대팀 전력분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16강이 아닌 내심 8강 진출까지 기대하는 팬들의 높은 기대치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다. “조추첨이 끝나고 많은 분들이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힌 그는 “팬들의 희망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1월 중순부터 약 3주간의 일정으로 대표팀을 소집해 브라질과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시기상 유럽리그가 진행중인 만큼 대표팀은 국내선수 위주로 구성될 예정이다. 홍 감독은 “전체적인 팀의 균형을 고려하고 본선을 위해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점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홍명보 감독의 브라질월드컵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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