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어디가' 시즌2 제작 소식에 벌어진 웃지 못할 촌극 [유혜은의 롤러코스터]

입력 2013-12-2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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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빠 어디가' 시청자 게시판
“키 185cm 몸무게 75kg의 비주얼, 모델 뺨치는 아빠와 그의 아들 시즌2 출연 신청합니다” “아빠어디가2에 달콤살벌한 부자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심쟁이 아들과 더 소심한 아빠 부자!”

최근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 공식 홈페이지의 한 게시판에 기이한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분명 아빠와 아이가 함께 보낼 시골마을을 추천하는 게시판인데 아빠와 아이를 소개하는 글이 가득하다.

현재 시즌2를 준비하고 있는 ‘아빠 어디가’가 비(非)연예인 출연자 섭외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일반인들이 너도나도 나섰다. 자신의 남편과 아이를 출연시켜 달라는 엄마들의 요청글이 대부분이고, 아빠로 보이는 이가 직접 나서서 자기 PR에 열을 올리는 경우도 눈에 띈다. 몇몇 시청자는 ‘소심쟁이’ ‘딸바보’ ‘에너자이저’ 등 이미 촬영 콘셉트와 캐릭터를 정해둔 노련함(?)을 선보이기도 한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산과 들에서 소중한 시간을 갖고 싶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적잖다.

그러나 비연예인이 곧 일반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출연중인 송종국처럼 스포츠 스타나 유명인 등으로 새 멤버 섭외의 폭을 넓혀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갈수록 범람하는 일반인 출연 신청글을 보다 못한 네티즌들은 “비연예인은 일반인이 아니다”라며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아빠! 어디가?' 팀(사진 = MBC)
‘아빠 어디가’ 속 다섯 아빠와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점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프로그램의 제작의도 역시 이 점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아빠 어디가’의 전 출연진이 스타덤에 올랐다는 사실만 주목하고 있는 듯 싶다. 멤버 교체가 이뤄진다는 소식에 ‘한 번 기회를 잡아볼까’하는 야심가들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자신의 자녀를 아역배우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이 솔깃해서 달려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정성 들여 자신을 포장할 시간이 있다면 아이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순수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그들의 말마따나 진정 ‘아빠 어디가’를 감명 깊게 시청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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