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펀드 자금집행도 임박…코넥스 활성화 '마중물' 기대
투자자금에 목마른 코넥스시장에 내년 상반기까지 2천억원 가량의 정책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정책자금이 코넥스시장에 먼저 들어와 민간 투자에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바람은 개장 1년 만에 어느 정도 결실을 보게 됐다.
정책자금의 '마중물'로 코넥스시장 거래와 상장사 자금 조달이 활기를 띨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코넥스 지원 정책자금 내년부터 본격 투입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성장사다리펀드는 내년 상반기 코넥스시장에 2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성장사다리펀드는 중소·벤처기업 등 리스크가 큰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정부 주도 자금이다. 기업의 성장 단계를 고려해 스타트업펀드, 벤처펀드, 인수·합병(M&A)펀드, 코넥스펀드 등으로 하위펀드를 구성했다.
금융위는 성장사다리펀드 산하 코넥스펀드가 최대 출자자(Anchor Investor)로 나서 자금을 모으는 방식과 연기금·공제회 등의 코넥스 투자 펀드에 자금을 보조하는 매칭펀드 투자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자금까지 모두 더한다면 코넥스시장에 들어오는 정책자금은 1천500억∼1천75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다음 달 코넥스펀드의 기본 운영 방향과 자금 집행 시기 등을 발표하기로 했다.
코넥스시장은 그간 거래 금액의 70%를 증권 유관기관이 만든 단일 펀드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국정감사 때는 코넥스시장 개장 직후인 7월부터 9월까지 총 거래대금 251억원 가운데 70.4%(176억7천만원)가 증권 유관기관이 출자한 '창조금융펀드' 투자 자금이었다는 김영주 민주당 의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창조금융펀드는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5개 증권 유관기관이 출자해 총 1천억원 규모로 운영하는 것이다.
유관기관 펀드에 더해 성장사다리펀드 자금이 투입되면 7∼8월 4∼5억원대였다가 9월 2억2천만원, 10월 3억6천만원, 11월 2억5천만원으로 부진한 코넥스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권 유관기관 펀드도 500억원의 추가 자금 투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수석 금융투자협회 프리보드관리실 과장은 "현재 펀드 운용을 맡은 자산운용사들이 투자할만한 코넥스 종목을 열심히 물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의 유동성 문제 등을 고려해 추가 자금 납입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코넥스 민간펀드 자금집행도 '임박'
이번 달에는 최초의 코넥스 전용 민간펀드인 'IBK금융그룹 코넥스투자조합'의 투자 자금도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민간펀드지만 정부의 창조금융 정책을 뒷받침하는 성격이 강한 이 펀드는 300억원 규모로 IBK기업은행, IBK캐피탈, IBK투자증권이 공동 출자했다.
펀드 운용을 주도하는 IBK캐피탈은 펀드 금액의 절반은 코넥스기업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코넥스시장에 상장하기 전 단계의 기업에 지분 투자할 방침이다.
IBK금융그룹의 코넥스펀드는 30∼40억원 규모로 코넥스 상장사의 신주 발행이나 전환사채 발행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코넥스시장의 거래대금이 적어 장내에서 10억원 이상의 투자자금을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펀드들이 순조롭게 조성되면 코넥스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는 증권 유관기관 펀드·성장사다리리펀드 등 공공펀드와 코넥스 투자 전용 사모펀드, 대신자산운용의 '대신창조성장 중소형펀드' 등 일부 자금을 코넥스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로 진용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공모형 펀드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아직 높다.
코넥스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개인 예탁금 3억원 이상으로 제한된 일반 투자자의 참여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지만, 시장이 안착하고 나서 개인 투자 제한을 풀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반 투자자들이 중소·벤처 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부여, 개인 투자자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공모형 벤처펀드 도입으로 코넥스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