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가수' 싸이, 1만2000명과 흥겨운 '달밤에 체조' (종합)

입력 2013-12-2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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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오늘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1만2000명의 환호성이 드넓은 체조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22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가수 싸이의 단독 콘서트 '달밤에 체조'가 열렸다.

이날 공연의 시작은 록 버전으로 편곡한 '챔피언'이 열었다. 관객은 전주가 울려 퍼지자마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녀노소의 구분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 '국제 가수' 싸이 단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어지는 '연예인'까지, 관객의 떼창은 거침없었다. 싸이는 "아직 목이 덜 풀렸습니까" "전방을 향해 10초간 함성 발사" 등 노련한 말솜씨로 관객의 흥을 돋웠다.

싸이는 "올해로 데뷔 13년째를 맞이한 가수, 여러 가지 명칭들을 뒤로 한 채 그냥 가수 싸이입니다"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이어 "싸이의 관객, 한국의 관객을 대표해서 그렇게 저를 좋아하지 않으시더라도 그냥 연말이라서 오셨더라도 저에게 대단한 집중력을 갖고 관객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끝', '내 눈에는' '나 이런 사람이야'를 차례로 열차한 싸이는 공연을 시작한지 30여분 만에 땀에 흠뻑 젖었다. 그는 데뷔곡 '새'를 부르기 앞서 "제가 '새'를 부를 때만 해도 제가 이렇게 롱런할 줄은 저희 어머니도 몰랐다"며 "노래가 없었다면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윙 버전으로 재탄생한 '새'를 부르며 스윙 댄스를 맛깔나게 췄다. 커플 관객을 위해 '어땠을까'를 부른 싸이는 곧바로 히트곡 '젠틀맨'을 선사했다.

이날 공연의 백미는 가수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 패러디였다. 매 공연마다 여장 댄스를 선보여 큰 화제를 모으는 싸이는 '24시간이 모자라'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새침한 표정과 섬세한 손동작, 거침없는 섹시 댄스에 공연의 재미는 절정에 달했다.

1부의 마지막은 깜짝 게스트로 나선 가수 이승기가 장식했다. 이승기는 히트곡 '되돌리다'와 싸이가 만든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 등 3곡을 열창했다.

이승기에 이어 관객석 2층에서 등장한 싸이는 관객 사이를 누비며 일일이 손바닥을 맞췄다. '낙원'을 부르면서 체조경기장 지붕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장관을 연출했다. 그는 관객의 반응에 만족한 듯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흔들어 주세요'로 열기를 더한 싸이는 "2년 전에 '내가 과연 몇 살까지 가수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가수를 그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공연의 못하는 나의 삶이란 좀 격하게 말씀 드리면 신체 한 군데를 잘린 듯한 느낌이 들겠더라"며 "혼자서 그만둘 생각에 울어본 날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어렵게 마음을 부여잡고 36살이 되던 해에 다 내려놨다. '마흔에 그만하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노래를 하나 썼다"고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강남스타일'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젠틀맨'은 저답지 못했던 노래였던 것 같다"고 고백한 싸이는 "제가 저다워야 저이기 떄문에 지금 만들고 있는 신곡은 다시 저로 돌아왔다"고 덧붙여 신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싸이는 댄스는 물론 보컬 실력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싸이가 아닌 박재상이 온몸으로 불러드리는 노래"라며 '넌 할 수 있어'를 오케스트라 반주와 함께 불렀다. 혼신의 힘을 다한 그의 열창에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아버지'로 뭉클해진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마지막 무대는 역시 '강남스타일'이 장식했다. 1만2000명의 관객은 싸이와 더불어 말춤을 췄다. 흥겹게 노래를 따라 부르는 외국인 관객도 눈길을 끌었다. 관객의 말춤에 체조경기장이 무너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들썩거렸다.

앙코르 무대는 '밤과 음악 사이' 콘셉트로 펼쳐졌다. DJ로 변신한 싸이는 '와', '잘못된 만남' 등 90년대~2000년대 초반 히트곡을 전했다. 체조경기장은 순식간에 거대한 클럽으로 변모했다. 싸이도 관객도 만족스러움이 넘치는 공연이었다.

한편 싸이는 지난 19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이어지는 단독 콘서트 '달밤에 체조'를 통해 총 6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다.

(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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