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 총알은 넘치는데...아베 “도움 안 되네”

입력 2013-12-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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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보유 현금 223조엔, 러시아 GDP 육박...기업심리 개선 아직 멀어

일본 기업들의 보유 현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 노력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과 예금이 지난 3분기에 223조엔(약 2300조원)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기업들의 3분기 보유 현금은 전년과 비교하면 5.9% 증가한 것으로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것이다.

올들어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17% 떨어지면서 수출기업들의 순이익이 급증한 것이 기업들의 현금 증가의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들의 현금이 늘고 있는 반면 투자와 임금 인상에는 인색하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기업인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아베 총리는 최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물가 상승률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경제 성장을 통해 기업 이익과 직원들의 급여가 동시에 증가하는) ‘호순환’기에 접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코바야시 시니치로 미쓰비시UFJ리서치앤드컨설팅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여전히 디플레이션적인 정서를 갖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임금을 인상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투자심리는 개선되고 있지만 기업심리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BOJ가 최근 제조업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칸서베이에서 올해 투자목표는 오히려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BOJ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 대기업들은 내년 3월까지 지출을 4.6% 늘릴 계획이다. 이는 전분기의 5.1%에 비해 증가폭이 낮아진 것이다.

지난 10월 기업들이 보너스와 초과 근무수당을 제외하고 지급한 급여 역시 전년에 비하면 0.7% 줄었다. 일본의 급여 감소세는 17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좀처럼 증가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이즈미 드발리에 HSBC홀딩스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 “내년에 소비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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