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싱어’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 “가수 여러분, 잘 해드릴게요. 꼭 나오세요” [인터뷰]

입력 2013-12-1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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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히든 싱어’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사진=와이트리)

“레전드 가수 여러분, 후회 없게 잘 해드릴게요. 꼭 나오세요.”

“한 회 평균 모창 능력자 연습시간 3주, 하루 꼬박 연습만 하는 날도 부지기수.”

자부심이 느껴지는 그였다.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를 13일 서울 강남의 보컬트레이닝 학원에서 만났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 싱어2’의 박진영 편이 시청률 6.347%(유료가구 가입 기준)으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1일 가수 박정현 편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정규 편성된 ‘히든 싱어’는 성시경, 이수영, 이문세, 김건모, 신승훈, 조성모, 윤도현 등 인기 가수가 출연해 활약을 펼친 이래, 시즌2까지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JTBC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이들에 도전한 고깃집 사장님 이문세 판박이 김정훈, 아이유 3단 고음 재현한 샤넌, 앨범 수록곡의 트랙번호까지 외운 광팬에다 실력으로 휘성을 위협한 김진호 등 매 회 모창 능력자의 실력과 에피소드는 ‘히든 싱어’ 프로그램 화제의 중심을 이뤘다.

여기에는 원조 가수의 CD에 숨소리까지 놓치지 않으며 모창 능력자를 훈련시킨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했다. 그는 “한 회 평균 모창 능력자 연습시간은 3주 정도 잡고 있다. 모창 능력자들이 하루 꼬박 연습만 하는 날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수와 경쟁을 펼칠 곡 선정부터 현장 감독, 트레이닝 장소 대여와 고 김광석 편의 기술 구현까지 조홍경 트레이너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SG워너비, 씨야, 다비치, 양파, 옥주현, 시크릿, 나인뮤지스 등 실력파 뮤지션과 아이돌 그룹, 엠넷 ‘슈퍼스타K 1’ 서인국, MBC ‘위대한 탄생’ 백청강 등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까지 직접 지도한 조홍경은 방송계 꽤 잔뼈 굵은 보컬 트레이너다.

SBS ‘스타킹’을 5년째 맡고 있는 그는 ‘스타킹’으로 인연 맺은 노윤 작가를 통해 ‘히든싱어’와 함께 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그는 “‘과연 ‘히든 싱어’가 잘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주변의 우려도 컸지만, ‘프로그램 포맷이 마음에 쏙 들어 물질적 조건보다 무조건 이 프로그램에 함께 하게 해 달라’고 했다”며 일찍이 ‘히든 싱어’의 장밋빛 미래를 점쳤다.

▲JTBC ‘히든 싱어’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사진=와이트리)

‘슈퍼스타K 1’부터 ‘위대한 탄생 1’까지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일조했던 조홍경 트레이너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더 이상 시청자에 자극을 줄 수 없는 양상으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MBC ‘나는 가수다’와 같은 프로 가수 간의 대결과 오디션 프로그램을 섞고 거기에 예능까지 가미된 ‘히든 싱어’는 몇 년 후까지 지속돼 사랑받을 수 있는 포맷이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히든 싱어’의 아이디어를 낸 유성찬 작가에게 ‘당신 진짜 천재다’라고 말했다”며 “전 세계 어디에서나 모두가 빈 공연장을 계속 쳐다보며 음악에만 집중하는 프로그램 사례는 없다”고 자부했다.

그만큼 ‘히든 싱어’에서는 모창능력자의 실력, 원조 가수의 목소리 등 오디오 콘텐츠가 중요한 가운데, 원조 가수에 못지 않은 내지는 원조 가수를 누를 만한 실력을 모창 능력자가 펼쳐보일 수 있도록 원조함에 있어서 그가 겪고 있는 고충을 드러냈다.

그는 “당장 오늘 녹음해서 일년 뒤에 들어봐도 변하는 것이 사람의 목소리다. 가수들은 더군다나 그렇다. 역시 시간이 지나면 좀 더 발전하거나, 퇴보할 수 있다. 그러나 기계가 아닌 이상 그대로일 수 없는데, 그 부분이 제일 곤란한 것이다. 몇 년 전에 심지어 몇 십년 전에 녹음한 파일을 듣고 그들을 카피해야하는 상황인데, 그들은 이미 변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 변한 부분을 어떻게 인지하고 대처해야할 것인가가 매 회 관건이다”고 밝혔다.

조홍경 트레이너는 “저는 ‘히든 싱어’가 도전자들이 빛나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가수는 빛이 난다. 거기에 도전자를 조명해주고, 가수로서 신인 발견할 수 있는 역할까지 해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들을 그런 진정한 실력자로 만들고 싶은 제 욕심이다. ‘히든 싱어’는 패자는 없고, 승자만 있는 프로그램이다”라고 소견을 내비쳤다.

가장 힘들게 준비했지만, 모창 능력자들이 너무 비슷하지 않아 결과가 좋지 않았던 장윤정 편, 원조 가수의 초창기 CD 목소리에 가깝게 재현해낸 조성모 편, 예상과 달리 라이브를 너무 잘하는 가수라 현장에서 부끄러움을 느꼈다는 김종국 편의 에피소드를 밝히며 그는 현장에서 관객과의 호흡과 분위기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펼쳐지는 ‘히든 싱어’ 포맷과 모창 능력자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표출했다.

조홍경 트레이너는 “휘성이 지난 ‘히든 싱어’ 편에서 마무리에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을 때 뿌듯했다”며 앞으로 ‘히든 싱어’에 출연할 가수들에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그는 “제가 잘 해드릴테니 프로그램에 나오셨으면 좋겠다. 꼭 프로그램과 함께 대박나게 할 테니까, 자신 있다. 가수 케이윌은 ‘저 따라하는 사람 없어요’라며 오히려 토로하더라. 가수분들이 나왔음 좋겠다는 건 그들을 불편하게 함이 아니다. 그만큼 많은 히트곡을 갖고 있는 가수를 재조명하는 ‘히든 싱어’에 자신을 존경하는 팬들과 함께 나오고 나면 가수들이 너무 좋아한다. 힘을 받고 돌아 간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진행된 김윤아 편 녹화에서는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던 곡이 라운드에 올랐다. 정말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곡인데도 불구하고, 당시 차트에 오르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글루미 선데이’보다 더 잘 만들어진 곡이라고 느끼며 소름이 끼치더라. 팬들이 놓친 것이고, 가요계가 놓친 것이고 대중이 놓친 그러한 곡들을 다시 빛발할 수 있게 해주는 ‘히든 싱어’다. 예전엔 TV 브라운관에도 감동이 있었는데. 매스 미디어 속 자극적인 눈이 다 바보를 만드는 것 같다. 우리는 이제 라디오를 잘 안 듣지 않나. 음악을 통해 추억을 들을 수 있다. 지금 뭔가를 실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들) 감성적으로 무뎌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과 함께 ‘히든 싱어’가 추구하는 듣는 음악에 대한 가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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