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비 아껴 1800만원 기부한 위생원

입력 2013-12-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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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 김용화 반장 등 9명… 재활용품 골라 모은돈 쾌척

▲구청을 청소하는 위생원 9명이 간식비를 아껴 모은 돈으로 4년간 1800만원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해 화제다. 김용화(44) 반장 등 서울 중구청 위생원 9명이 그 주인공이다.(사진=서울시 중구청)

서울시내 구청을 청소하는 위생원 9명이 지난 4년간 쓰레기 더미에서 재활용품 선별 작업을 통해 모은 1800여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아 화제다.

이들 중 4명은 한 달 120시간을 일해 80만원을 버는 공공근로자다. 1000원도 아쉬운 형편이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를 돕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이 일에 앞장선 사람은 중구청 위생원실의 김용화(44) 반장이다.

1992년 기능직 9급 공무원으로 들어온 그는 늘 오전 6시면 출근해 청소기를 움직이고 화장실을 점검했다.

그는 팀원들과 함께 광장, 화장실, 복도, 계단 청소와 청사 내벽 먼지 제거 등의 업무를 마치면 시간을 쪼개 재활용품을 분리했다.

김 반장은 2010년부터 청사, 구청 광장에 있는 일반쓰레기통에 버려진 재활용품을 분류해 돈을 모았다.

위생원들은 1차 분리한 재활용품 포대에 일부 섞인 병, 캔, 알루미늄, 플라스틱, 종이를 다시 분류하고 여유가 생긴 종량제 봉투에 일반쓰레기를 눌러 담았다.

이 작업으로 한 달에 1t도 안 되던 재활용 분리수거가 2t까지 늘었고 매달 30만원 정도를 모을 수 있었다.

이들은 2011년 12월에는 800만원, 지난해 12월에는 585만원을 기부했다. 올해는 재활용품 가격이 폭락해 제값을 받지 못했음에도 열심히 적립한 돈 500만원을 지난 4일 기부했다. 이들이 4년간 기부한 금액은 1885만원에 이른다.

김 반장은 최근 “가끔 민원인들이 우리를 무시할 때는 서럽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보다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위해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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