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소녀 절반 “성 경험 있다”

입력 2013-12-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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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는 성폭행, 지인에게 당해… 생계형 성매매도

10대 가출 청소녀의 절반 가량이 성관계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평균 첫 관계 연령은 14.9세에 불과했다.

최근 서울시가 가출 청소녀 205명(시설입소 112명·비입소 93명)을 대상으로 '건강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에 달하는 49.7%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성관계가 있다고 답한 청소녀 24.7%는 첫 성관계때 성폭행을 당했으며 그로인해 30%가 원치않는 임신을 했다. 임신 경험자의 71.4%는 불법 임신 중절 수술을 받았다.

성폭력 가해자의 약 65%는 친인척 등 아는 사람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가까운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 피해의 강도나 이후 삶에 끼치는 영향력이 더욱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절반 이상이 14~16세인 가출청소녀들은 대부분 정해진 거처 없이 길거리나 여관, 모텔 등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끼니를 해결할 돈이 없어서 하루 평균 1회 이하로 식사한다는 청소녀도 40%에 육박했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녀들은 범죄에도 쉽게 노출됐다. 가출청소녀 22.1%가 성매매를 경험했고 29.6%가 '돈을 벌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잘 곳이 없어서(21.4%)', '배가 고파서(11.2%)' 순으로 답해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이 최초로 성매매를 경험한 나이는 평균 15.5세였다.

또 자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진료로 '산부인과(40.5%)'와 '정신과(27.6%)'를 꼽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기피하는 진료과목이라고 답했다. 자신의 건강문제 중 가장 걱정되면서도 익숙치 않아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설 비입소자의 경우 거리나 지하철 등에서 잠을 자기 때문에 대부분의 생활패턴이 맞춰져 있는 것도 문제다. 현재 의료기관의 진료 시간대와 차이가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는 이들의 의료지원 이용을 활성화와 사후관리를 고려한 통합적 사회 서비스가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9월부터 '청소녀 건강센터'를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출 청소녀들에게 산부인과 진료, 치과 및 정신보건 상담을 실시하고 건강 및 성매매 예방교육 등 의료 아웃리치 등을 제공하고 있다.

13일부터는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야간진료를 실시하고 산부인과와 가정의학과 등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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