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챔피언스리그 대진 추첨 이후 죽음의 조로 꼽혔던 F조에서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쥔 팀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아스널이었다.
F조는 조별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남겨 놓은 시점까지 1위부터 3위까지의 순위가 결정되지 않았을 정도로 혼전 양상이었다. 그나마 최하위가 확정된 올림피크 마르세이유를 상대로 경기를 치르는 도르트문트가 마음이 편한 상황이었다.
12일 오전(한국시간) 아스널과 홈경기를 치른 나폴리는 전반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 28분 이과인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 나갔다. 호세 카예혼의 도움을 받아 왼발 슛을 성공시킨 것. 한 골을 내준 아스널은 실점 이후 불과 3분 뒤 아르테타가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퇴장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까지 겪어야 했다.
나폴리는 아스널을 몰아부쳤지만 추가골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후반 경기 종료 10분여를 남겼을 무렵 나폴리의 슛이 12개였던 반면 아스널은 5개에 불과했다. 결국 경기 막판까지 아스널을 몰아친 나폴리는 후반 추가 시간 도중 호세 카예혼이 또 한 골을 터뜨리며 2-0으로 경기를 마쳤다.
같은 시간 마르세이유의 홈에서 벌어진 마르세이유와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는 극적인 결과가 나왔다. 도르트문트는 전반 4분만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 나갔다. 승리할 경우 아스널과 나폴리전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도르트문트로서는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하지만 전반 14분 술레이만 디아와라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경기가 어려워졌다.
도르트문트는 전반 34분 마르세이유의 디미트리 파예트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지만 여전히 역전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케빈 그로스크로이츠가 천금 같은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16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만일 1-1 무승부로 끝났다면 아스널과 나폴리가 각각 조 1,2위로 16강에 오르는 상황이었지만 그로스크로이츠의 이 득점으로 승점 3점을 얻은 도르트문트는 승점 12점으로 아스널과 동률을 이뤘고 상대 전적에서 앞서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나폴리로서는 도르트문트가 마르세이유와 1-1로 비겼다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아스널에 승리해 이들 세 팀은 공히 승점 12점을 기록했지만 상대 전적에서 가장 열세인 나폴리는 3위로 떨어졌다. 만약 나폴리가 한 골을 더 성공시켜 3-0으로 승리했다면 나폴리는 아스널과의 상대전적에서 앞서 조 2위가 될 수 있었지만 결국 한 골이 부족해 조 3위로 떨어진 셈이다. 바로 옆 G조에서 2위를 차지한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승점 6점이었음을 감안하면 F조가 왜 죽음의 조였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