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시아 신흥국 증시 두달만에 순매도 전환

입력 2013-12-0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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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두 달 만에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됐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신흥국이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을 받는데다 경기 개선세도 선진국보다 약해 당분간 주식시장 성적이 선진국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대만, 인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아시아 7개국 주식시장에서 13억7천500만 달러(1조4천6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들 7개국에서 9월과 10월 각각 133억3천만 달러(14조1천400억원), 92억3천600만 달러(9조8천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으나 11월 들어서는 순매도로 전환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과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펀드 자금이 아시아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한 영향이 컸다.

자금 순유출 규모는 태국과 대만에서 가장 컸다.

외국인은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태국에서 11월 한달 동안 15억1천500만 달러 어치를 순매도했고, 대만에서는 7억1천800만 달러 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국에서는 3억8천400만 달러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4개월 만에 '매도' 우위로 전환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3억3천700만 달러, 필리핀에서는 1억1천400만 달러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무역수지 적자가 감소하는 등 경제지표가 개선된 인도와 베트남에서 각각 13억100만 달러, 900만 달러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인 국가들의 증시는 조정을 받았다.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의 대표 지수는 각각 5.0%, 5.7%, 5.6%, 0.5% 하락했고, 한국 코스피만 홀로 0.7% 상승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미국 금리 인상과 급격한 엔화 약세,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이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성장률 상승과 중국의 성장 안정 등으로 신흥국 주식시장이 다른 자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겠지만 선진국 주식시장 성과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미국이 3월에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고 12월까지 자산매입을 종료하면 그 여파로 아시아 금융시장으로 들어오는 글로벌 유동성도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수출 증가에 대한 기대로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됐으나 엔화 약세는 위험 요인으로 분류됐다.

크레디트스위스는 "한국은 미국 경기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고, 외국인의 주식 보유비중이 크지 않아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한다"며 "다만, 급격한 엔화 약세는 증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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