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예탁금 3년 만에 최저

깊은 수렁에 빠진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투자자 예탁금은 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공모펀드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년 만에 처음으로 60% 아래로 떨어졌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9일 현재 14조96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12월 30일(14조685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투자자 예탁금이란 고객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은 돈으로 올 9월 중순까지만 해도 17조∼18조원 대를 유지하던 투자자 예탁금은 동양그룹 사태를 기점으로 추락했다.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16일 19조4404억원에서 10월 17일 15조4117억원으로 한달새 20%나 급감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은 펀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전체 공모펀드 판매 잔고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9월 말 현재 57.11%(101조6863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열풍’이 불던 2008년 9월 말(82.41%)에 비해 개인 비중이 무려 25.30%포인트나 줄어든 규모이며 지난해 말 60.0%(106조1075억원)와 비교해서도 2.89%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등 증시투자를 위해 대기 중인 단기자금은 쌓이고 있다.

증권사들의 CMA 잔고는 동양사태 여파로 지난달 2일 40조5634억원으로 단기간 3조원 가까이 줄었다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CMA 잔고는 42조6148억원으로 집계됐다. MMF 잔고도 작년 말 63조1380억원에서 지난 21일 현재 77조6548억원으로 14조5168억원이 늘었다.

이에 대해 이영원 HMC 수석연구위원은 “투자자 예탁금이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판단하는 지표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며“최근 지수가 올라갔을 때 주식을 매수했기 때문에 예탁금이 줄어들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증시 대기자금이 늘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크다는 방증”이라며“그러나 증시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