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선암사 관음불상 미스터리가 공개된다.
23일 밤 11시15분에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돌아온 관음불상, 진짜인가 가짜인가?’ 편이 전파를 탄다.
1995년, 산사의 아침을 깨운 한 신도의 전화는 19년 동안 이어질 질긴 논쟁의 시작을 알렸다. 전화 내용은 “오늘따라 부처님이 낯설어 보인다. 원통전에 모셔져 있는 관음불상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내용이었다. 곧이어 매일 예불을 드리는 몇몇 스님들 사이에서도 불상의 모습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증언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 불교 태고종의 정신을 대표하는 사찰로 16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는 순천의 선암사.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스님들과 신도들도 모르게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 중의 하나로 꼽혀 왔다는 관음불상이 ‘바꿔치기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불상 안에 들어있을 보물이나 서책 등의 복장유물까지 고려하면 값을 매기기조차 어렵다는 관음불상의 진위를 둘러싼 ‘불상 스캔들’이 선암사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러나 관계기관의 조사가 시작되고 얼마 후, 선암사의 당시 주지였던 J스님이 불상의 도난을 우려해 모조불을 안치하고 진짜 불상은 수장고에 모셔두었다고 밝혔다. 개금(금도금) 과정 등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J스님이 진불을 제자리에 돌려놓으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K스님 등 일부 스님들에 의해 관음불상이 외부로 반출되었다가 돌아오지 못했다는 의혹이 불상의 크기 등을 근거로 다시금 불거졌고, 이번에는 검찰까지 동원되어 불상의 진위를 파악하는 조사가 이루어졌다.
2004년, 선암사 측은 언론 앞에서 문제의 관음불상을 개봉해 그 안에 들어있는 복장유물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런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불상의 복장을 개봉하는 자리에서 대장경 외에 전혀 예기치 못한 물건이 복장유물 중에 발견됐다. 그 안에서 나온 건 영문상표가 붙은 다섯 개의 손거울이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전문가들의 의견과 방사선탄소연대측정 등에 근거, 불상이 최근에 만들어진 ‘모조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그런데, 검찰의 진품 판정에도 불구하고 의혹제기는 계속되었고, 종단에서도 이 문제를 재조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J스님은 자신이 진불을 빼돌렸다고 주장해 온 K스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주위의 존경을 받아왔던 두 스님이 법정에서 맞서는 상황. 원통전 관음불상의 진위를 둘러싼 엇갈리는 증언들, 그리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한 상황. 어지럽게 얽힌 공방의 진실은 무엇일까?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던 관음불상은 표면이 갈라진 상태로 선암사 성보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상태이지만, 수장고의 문은 몇 년 째 닫혀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난 2005년 검찰 수사 이후에도 수년 째 계속되고 있는 ‘선암사 원통전 관음불상’의 진위논란을 취재하고, 문화재 보호 관리의 보완점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