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연극열전은 멈추지 않는다

입력 2013-1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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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문화 활성화” 2004년 첫발 … 시즌3 누적 관객 100만명 돌파

암전 그리고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다. 청춘 스타 고수, 주진모, 한채영, 황정민, 유지태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시대 최고의 배우, 이순재, 나문희, 손숙이 진중한 독백을 이어나가며 감정을 풀어낸다. 한국영화와 드라마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한 류승룡과 탄탄한 감초 연기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개성을 뽐내는 오정세도 모습을 드러냈다.

2004년부터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를 기점으로 연극 공연 활성화를 위해 개최된 연극 열전의 무대 위를 수놓았던 배우들의 면면이다. ‘연극 열전’이라는 이름을 알린 2004년 조재현의 ‘에쿠우스’가 포함된 시즌1에서는 기주봉이 연기한 독일 극작가 페터 한트케의 파격적 실험극 ‘관객모독’부터 극단 골목길의 해체주의 연극 ‘청춘예찬’까지 검증된 정통극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어진 ‘연극열전’ 시즌2에서는 생소하지만 참신한 작품이 주를 이뤘다. ‘조재현 프로그래머 되다!’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운 시즌2에서는 2007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 10개의 작품을 올려 총 관객 27만 명, 객석 점유율 95%를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최화정의 ‘리타 길들이기’, 추상미의 ‘블랙 버드’ 등 인기 스타를 주연으로 내세워 꾸준한 연극의 대중화를 꾀할 뿐 아니라 신인 작가의 작품이나 국내 창작극에도 손을 내밀었다. 시즌2의 마지막 작품 ‘민들레 바람 되어’는 창작극으로 조재현이 직접 무대에 올라 이한위와 호흡을 맞췄으며, 연장된 앙코르 공연에서는 정웅인, 안내상이 무대에 올라 완성도를 높였다.

▲2010년 연극열전 시즌3를 달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배종옥.(사진=연극열전)

격년제로 열린 연극열전은 2010년 시즌3에서 여세를 몰아 배종옥의 치명적 매력이 돋보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부터 영화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이 연출한 시사 풍자극 ‘늘근 도둑 이야기’까지 극무대에서 레퍼토리 공연을 포함해 총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연극열전은 고전의 현대적 해석과 장르의 다양한 변주 시도 등 연극의 수준뿐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을 타깃으로 해 연극 공연계 관객 확장까지 노려 연극의 대중화를 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인기 스타만을 기용해 반짝 인기만을 누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연극열전에 대해 한상덕 문화평론가는 “연극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공공재 특성을 지녀 정부의 지원을 요한다. 이러한 연극에 자본주의적 속성인 스타 시스템이 결합하면 독소적 영향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그로 인한 비용의 과다 발생은 결국 관객에게 갈 수 있다”고 비판적 의견을 드러냈다.

일부가 지적한 문제점임에도 연극열전이 몰고온 화제와 관심은 해가 거듭될수록 관객의 신뢰로 적층돼 점증적 연극계의 질적·양적 진화로 이어져 더 많은 관객을 서울 대학로 연극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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