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녹취록 오류 투성이…국정원이 수정한 부분만 272곳

입력 2013-11-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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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수정한 곳 272부분, 국정원 “전체 중 극히 일부”

이석기 녹취록 오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변호인단은 ‘공소 사실에 영향을 주는 표현을 쓰는 등 부실 수사로써 녹취록의 증거 능력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사진=뉴시스)

국가정보원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해 주요 증거인 녹취록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록이 당초 녹음파일과 다르게 옮겼다가 뒤늦게 수정한 곳이 272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한겨레신문은 국정원의 ‘수사보고(5월12일 녹취록 등)’ 내용 등에 오류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석기 의원측 변호인단은 ‘공소 사실에 영향을 주는 표현을 쓰는 등 부실 수사로서 녹취록의 증거 능력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쪽은 ‘음질 불량 등으로 부정확해 남겨뒀던 부분과 일부 잘못 들은 단어 등을 수정한 것으로서, 혐의 관련 대화 취지에는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5월12일 이른바 ‘서울 합정동 모임’에서 녹음한 내용을 옮긴 62쪽 분량의 녹취록에서 234곳, 그 이틀 전인 5월10일 이른바 ‘곤지암 모임’의 녹음 내용을 옮긴 녹취록에서 38곳 등 녹취록 2개에서만 수정된 부분이 272곳에 이르는 것으로 보도됐다.

낱말뿐만 아니라 구절, 또는 문단에 걸쳐 수정을 하면서 실제 단어 수로 환산하면 272곳을 훨씬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지난 15일 3차 공판에서 국정원 수사관 문아무개씨가 “5월10일 모임 녹취록에서 112곳을 고쳤다”고 진술한 수정 건수보다 갑절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5월10일 모임 녹취록을 주로 수정했다는 진술과 달리, 국정원은 5월12일 합정동 모임 녹취록 가운데 이석기 의원의 발언 내용에 대해 집중적인 수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확인 결과 국정원이 수정한 전체 내용 중 이 의원의 발언 내용 수정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170곳에 이르러, 녹취록 짜깁기 논란 등 증거 능력을 두고 변호인단과 검찰의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국정원은 기존 녹취록에서 들리지 않는 것으로 표기했던 대목도, 5월12일 합정동 모임 녹취록에서 90여곳, 5월10일 곤지암 모임에서 70여곳 등 모두 160여곳을 추가해 최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수정된 녹취록은 전체 44건 중 4건에 불과하고, 수정된 부분은 전체 70시간 분량 중 극히 일부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정원측은 △전쟁 준비 △혁명 진출 △국가기간시설 파괴 모의 등과 관련된 내용은 여러 차례 등장해 내란음모 혐의 관련 대화 취지나 전체 의미는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정원은 이 의원의 발언 내용 가운데 “구체적으로 준비하자”를 “전쟁을 준비하자”로, “결정을 내보내자”를 “결전을 이루자”로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 측은 뒤늦게 이를 대거 삭제하고 녹음파일 내용에 맞게 수정했다. 또 5월12일 모임 참가자들이 합정동 종교시설에 모인 것을 놓고, 이들이 결전을 앞두고 마치 “결전 성지”에 모인 것처럼 옮겼다가, 이번에는 단순히 장소를 지칭하는 “절두산 성지”로 바로잡았다.

이를 두고 국정원은 “음질 불량, 외부 잡음 등으로 일부 잘못 들은 단어 등에 대해 수정해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열린 4차 공판에서는 국정원이 촬영한 이른바 5월10일 곤지암 모임 사진 3장과 구속된 홍순석씨 등 피고인 3명의 대화 사진 7장에 대해 위·변조 여부를 놓고 변호인단과 검찰 쪽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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