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18일 첫 국회 ‘2014년도 예산안 정부 시정연설’에서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을 둘러싼 특검과 특위를 주장하는 민주당과 해산 위기에 몰린 통합진보당 의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지난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네번째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앞두고 9시40분경에 국회에 도착했다. 국회 본청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통진당 의원들은 ‘정당해산철회’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지만 경호원에 가로막혔다.
이어 연설을 앞둔도 9시55분경에 통진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해 마스크를 쓰고 피켓을 들며 침묵시위를 했다. 이들은 정당해산 심판에 대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불참석하자는 의견까지 나왔으나 시정연설에는 참석했다. 박홍근, 은수미, 이학영 등 일부 의원들은 불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동안 침묵을 지키며 연설 중간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박수를 칠때도 박수를 치지 않는 등 항의 의사를 보였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연설 직후 “말씀은 많았지만 정답은 없었다”며 “미지근한 물로는 밥을 지을 수 없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10시32분경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의장,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었고,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당의원들과 함께 국회를 나왔다.
한편 대선 후보였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시정연설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당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짧게 말하며 국회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