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아이돌 출신’ 꼬리표 떼고‘뮤지컬 스타’ 당당한 명함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11-15 10:0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시카고’ ‘캣츠’ ‘엘리자벳’ ‘레베카’ 등 주연 데뷔 첫해 신인상 시작… 여우주연상 휩쓸어

이제 ‘뮤지컬 스타’라는 수식어가 제격이다. 오히려 가수보다 뮤지컬 배우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옥주현(33)이다. ‘뮤지컬 스타’라는 수식어에서 옥주현의 성공의 문양과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연예계에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을 지칭해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명칭을 부여한다. 하지만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리는 수많은 연예인들의 면면을 보면 한 분야에서도 빼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진정한 성공을 이룬 사람이 거의 없다. 다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상황 속에 옥주현은 분명 핑클의 멤버로서, 솔로 가수로서, 라디오 DJ로서 그리고 뮤지컬 배우로 빼어난 성과를 드러내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진정한 면모를 보여줬다. ‘옥주현 성공시대’를 열고 있는 것이다. 옥주현의 성공은 자신의 언행으로 생겨난 무수히 많은 안티의 비판과 비난이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측면도 있어 의미도 담보하고 있다.

옥주현이 대중과 만난 것은 원조 걸그룹으로 SES와 쌍벽을 이뤘던 핑클의 멤버로다. 1998년 핑클의 리드보컬로 대중과 만나면서 아이돌 옥주현의 존재를 심어줬다. 특히 옥주현은 1990년대 중반부터 남녀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수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가수로서 치명적 약점인 가창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비판받는 가운데 탄탄한 가창력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핑클의 인기와 함께 옥주현에 대한 관심도 높았지만 문제 있는 언행으로 대중의 입에 좋지 않게 오르내렸다.

옥주현은 2002년 핑클이 활동을 중단하면서 솔로 가수와 라디오 DJ로 대중과 새롭게 만났다. MBC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 DJ로 활동하는가 하면 2003년 ‘Nan’을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서의 활동에 나섰다. 핑클 때의 인기는 아니지만 솔로 가수로서도 명성을 쌓았고 ‘여걸 파이브’ 등 예능 프로그램 등에 고정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확장해갔다.

옥주현의 연예인으로서 제2막이 열린 것은 지난 2005년부터다. 옥주현은 오디션을 거쳐 출연한 뮤지컬 ‘아이다’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대중과 만나기 시작했다. 옥주현은 “정말 좋아하고 의미 있는 라디오 DJ 일을 놓을 만큼 뮤지컬에 얼마나 목말라 있고 갈망하고 있는지 그리고 열망하고 있는지에 대해 당시 판단을 해야 했다. (뮤지컬 배우로서) 최고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무대 위에서 배우로 인정받는 그날이 올까에 대해 의문점이 많았다. 선택을 해야 했는데 결국 라디오 일을 그만두고 뮤지컬에 집중할 것을 결정하고 난 후 미친 듯이 뮤지컬을 사랑했다”고 말했다.

옥주현 역시 어려운 통과의례를 거치며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아이돌 출신들이 가수로서의 명성과 인기만을 믿고 준비도 하지 않은 채 드라마나 영화에 진출해 연기력 부재를 드러내며 작품의 실패를 초래한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 때문에 ‘가수 출신 연기자’, ‘가수 출신 배우’는 문제 많은 연예인의 동의어로 사용됐다. 옥주현이 뮤지컬에 진출할 때도 이러한 편견과 싸워야 했다.

옥주현은 뮤지컬 배우로서 절대적으로 갖춰야 할 가창력과 연기 그리고 동료배우와의 앙상블을 위한 처절한 노력을 해야 했다. “아이돌 출신 가수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정말 열심히만 했다. 서른을 넘기면서 노하우란 게 생기고, 뮤지컬의 참맛을 알게 되면서 밸런스를 잘 찾은 것 같다. 뮤지컬 배우의 길을 선택한 게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옥주현의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은 가수로서의 명성과 인기를 배제한 신인의 자세, 상상을 초월한 열정 그리고 치열한 노력으로 성공을 일궜다. 무엇보다 인기 가수로서의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한 채 새롭게 진출한 뮤지컬 분야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신인의 자세를 견지한 것이 옥주현의 뮤지컬 배우로의 성공 비결이다.

고통스러운 노력은 화려한 성공의 과실로 결실을 맺었다. ‘아이다’ ‘시카고’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아가씨와 건달들’ ‘엘리자벳’ ‘레베카’ 등 주연으로 나선 뮤지컬을 흥행으로 이끌었고 데뷔 첫해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 수상을 시작으로 더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올해의 스타상, 서울문화예술대상 뮤지컬배우대상,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 등 수많을 상을 휩쓸었다.

옥주현은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한 것은 아무에게나 올 수 없는 굉장한 선물이다. 배우로 사는 인생과 무대 위에서의 시간을 동료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선물이며, 감사하고 행복하다.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탤런트(재능)이며 선물이기 때문에 잘 갈고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옥주현은 자신의 언행으로 수많은 비판과 비난을 자초하며 연예인으로서 위기를 맞았지만 실력으로 정면 돌파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물론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자신의 활동분야에 정진하며 안티의 비난을 잠재우는 대신 연예인으로서 대중적 사랑을 얻어 나가며 경쟁력 있는 스타로 성장하고 있다.

옥주현은 이제 이렇게 말할 줄 아는 연예인이 됐다. “관객이 옥주현이라는 배우가 어떤 작품을 한다고 할 때 시간과 돈을 투자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고 싶다. 비싼 티켓과 소중한 시간을 들여 오는 관객들이 많다. 그만큼 공연이 관객들의 인생에 영양분이 됐으면 한다.” 그녀의 성공이 롱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