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필리핀 중부 지역을 강타한 슈퍼 태풍 ‘하이옌’이 국적 항공사를 비껴갔다. 필리핀 일부 지역에 취항하고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편 예약 취소 등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항공편 예약률이 오히려 20% 이상 늘어난 곳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심리적 불안감이 예약 취소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세부 지역을 취항하는 진에어 항공편(13~30일 출발) 예약률을 대형여행사 2곳을 통해 조사한 결과, 지난주 대비 이번주 예약률이 무려 22% 늘었다. 세부 지역은 하이옌 영향권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북쪽 끝 지역을 살짝 스쳐지나갔을 뿐 아니라 불과 한 달 전에 일어난 지진으로 면역 효과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태풍 관련 문의 건수도 많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0일 대비 12일 예약자수가 3% 증가했다. 이는 인천-마닐라, 인천-클락, 인천-세부, 부산-마닐라 등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는 필리핀 전 노선을 기준으로 한 통계수치다.
단, 제주항공의 경우 태풍 발생 당시(약 이틀 간) 세부 노선 예약자 수가 18석 정도 줄었다. 하지만 이는 단체석 취소 등 통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일 뿐 아니라 최근에는 4석으로 크게 줄어 태풍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이 노선에 매일 1회 취항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태풍 피해를 입은 보라카이 지역에 취항하는 국적 항공사가 없을 뿐 아니라 태풍 피해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세부 지역도 폐쇄됐던 공항이 곧 바로 정상 운항에 들어가 관광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오히려 보라카이를 포함한 피해지역 관광을 계획했던 여행객들이 코스를 전환하며 세부, 마닐라 지역의 수요를 높이고 있어 예약자 수가 결과적으로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