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리콜 등 품질논란 책임지고 사퇴
권문식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 ‘싼타페’ 누수, ‘제네시스’ 리콜 등 최근의 품질 관련 논란을 책임지고 11일 사의를 표명했다.
현대차의 이번 인사는 강도 높은 문책성 인사로 풀이돼 그룹의 연말 인사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전날 권 사장을 비롯, 김용칠 설계담당 부사장과 김상기 전자기술센터장 전무의 사표를 수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남양연구소의 경영진 사퇴는 이들이 자진해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누수 논란과 관련해 입은 이미지 타격을 고려하면 권 사장이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해 말 현대케피코·현대오토론 사장에서 남양연구소로 옮겼다. 당시에도 현대차의 연비 과장 논란 등의 품질 논란을 쇄신하기 위해 권 사장이 발탁됐다. 그런 그가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은 지 1년이 채 안돼 물러난 것을 고려할 때 이번 인사는 강도 높은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인사는 당장 책임을 묻지 않고 기다려주는 스타일”이라며 “권 사장을 경질한 이번 인사는 품질에 있어서는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년 만의 남양연구소 쇄신 인사로 현대차그룹의 연말 인사 폭에도 시선이 가고 있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자동차 품질 논란을 책임지고 물러날 인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올해 거듭 일어난 현대제철 근로자의 사망사고,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합병으로 인한 인력 조정, 광고 물량 외부 개방으로 인한 이노션의 인력 축소 등 연말 인사에 반영될 사안이 많다. 이에 따라 현대차 내부에서는 부회장 등 고위급에 대한 인사도 연말에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 내부 관계자는 “최근 현대하이스코의 인사가 실시된 데 이어 남양연구소의 인사 조처가 뒤따르는 등 발 빠르게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연말 인사를 앞두고 그룹 임원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