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사흘간 의사일정 거부…사상 첫 준예산 편성 사태 우려
민주당이 사흘간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국회 보이콧 연장’ 카드를 꺼내들면서 정기국회가 또다시 파행을 겪고 있다. 부동산정상화법 등 민생법안 처리는 물론, 집행예산에 대한 결산심사도 올스톱 됐다.
새해 예산안 처리까지 지연되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만나 머리를 맞댔지만 대치 정국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내년 예산안 통과가 법정시한을 넘겨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했던 민주당은 11일 감사원장·복지부장관·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13일까지 청문회를 제외한 모든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편파 수사와 편파 감찰, 편파 징계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공정수사는 물론 재판 중인 사건의 공소 유지조차 포기시키려는 정권 차원의 공작의 일환”이라며 사흘간 의사일정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이날부터 나흘간 결산 소위원회를 가동해 2012년도 집행예산에 대한 결산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야당의원들이 회의에 불참하면서 일제히 중단됐다. 각 상임위원회 차원의 소관 부처 결산심사도 모두 무산됐다.
결산 소위 첫날부터 파행을 겪게 되면서 당초 목표대로 오는 15일 결산안 본회의 처리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게 됐다. 특히 민주당이 대선 의혹 ‘원샷 특검’과 법안·예산안 처리를 연계할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회 예결위 의사일정이 계속 미뤄지다 보면 결산안 의결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까지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기는 것이 불가피해짐은 물론,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헌정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사태에 직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한편 황우여 대표와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국 경색을 풀기 위한 여야 대표 긴급회동을 가졌지만 서로의 이견만 확인한 채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원샷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 수용을 촉구했으며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의사일정 거부 방침을 맹렬히 비판하며 압박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