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복제냐 창조냐] 올드보이·아저씨… 그 판권 내가 살게요, 대박 느낌 아니까~

입력 2013-11-0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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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나간 한국 드라마·영화

한국의 콘텐츠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류의 기폭제가 된 드라마 ‘겨울연가’(2002), ‘대장금’(2003)으로 한국 드라마에 대한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이 고조된 이후 일본, 중국 등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국 드라마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의 판권 수출과 리메이크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방영된 케이블채널 tvN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은 최근 미국 제작사에 포맷 형태로 판매돼 리메이크 작업에 들어갔다. ‘나인’은 미국 인기 드라마 ‘가십걸’, ‘캐리 다이어리’ 등을 만든 페이크엠파이어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하고 ‘로스트’ 등을 방영한 채널 ABC에서 방송할 예정이다. 국내 드라마가 아시아권에서 리메이크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미국에서 리메이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CJ E&M의 안미현 차장은 “미국은 영국 드라마를 주로 리메이크해왔다. 최근에 다른 국가에서 판권을 구입해 리메이크한 작품이 성공하며 시야를 넓혔고, ‘나인’을 알게 됐다. 해당 제작사와 작품을 함께했던 배우 김윤진의 적극적인 추천도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권에서 한류 드라마는 이미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지난 2004년 큰 인기를 끌었던 비,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풀하우스’는 태국에서 리메이크됐다. ‘풀하우스’는 2005년 태국 방영 당시 7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태국 내 한류 열풍을 주도한 화제작이다. 태국판 ‘풀하우스’는 제작 초기 단계부터 아시아 각국에 판매되며 원작의 성공을 재현했다. 이외에도 송승헌, 송혜교를 한류스타로 키워낸 드라마 ‘가을동화’가 태국에서 리메이크 제작을 마쳤고, 드라마 ‘마왕’과 장근석이 주연한 ‘미남이시네요’는 일본에서 리메이크됐다.

한류콘텐츠진흥원 윤재식 미래전략팀 수석연구원은 “우리 드라마의 리메이크 붐은 그동안 일방적이란 지적을 받던 한류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되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K-POP에 밀려 다소 주춤하던 우리 드라마 한류의 불꽃을 다시 지필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영화 판권 시장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오는 11월 스파이크 리가 연출한 할리우드판으로 미국에서 재탄생한다. 한국영화의 리메이크 판권 판매는 과거 ‘시월애’, ‘엽기적인 그녀’, ‘장화, 홍련’ 등이 팔릴 때만 해도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이들 작품을 리메이크한 ‘레이크 하우스’ ‘마이 쎄시 걸’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 등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한동안 리메이크 열풍이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미국 리메이크가 확정된 것을 시작으로 박 감독의‘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미국판이 제작돼 한국영화 판권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황정민·이정재 주연의 ‘신세계’ 역시 지난 3월 미국 개봉 이후 소니픽쳐스가 리메이크 판권 구입 의사를 밝히며 리메이크 작업에 돌입했다.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도 9월 북미 개봉 후 일본, 인도네시아 등 많은 국가에서 리메이크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아저씨’, ‘헬로우 고스트’ 등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제작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팀 전종혁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하는 이유는 영화의 아이디어나 콘셉트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영화가 만들어진 지역에서 흥행에 성공해 상업성이 입증된 작품을 구입, 현지시장에 맞게 변형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영화로 만들게 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영화 리메이크 붐에 대해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기에 앞으로도 독창성과 실험성 높은 영화를 많이 제작해 해외에 리메이크 판권 수출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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