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서 돌아온 이승현, 자신감의 근원은 ‘체력’

입력 2013-11-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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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 박인비 꺾고 우승 키스 “올 상금랭킹 ‘톱5’ 진입 목표”

지난달 27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골프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와 한 조를 이루며 양보 없는 샷 대결을 펼친 선수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숨 막히는 접전 끝에 2년5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승현(22·우리투자증권)이다.

지난 2009년 18세 나이에 KLPGA 드림투어를 통해 프로로 데뷔,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던 이승현은 정교한 아이언샷과 쇼트게임으로 한때 파란을 일으켰다.

데뷔 첫해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3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5위, 넵스 마스터피스 9위 등 발군의 기량을 발휘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상금랭킹 28위(9749만원)에 만족했다.

그러나 2011년에는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 우승을 비롯해 LIG 손해보험 클래식과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각각 3위에 오르는 등 한층 안정된 기량을 선보이며 상금순위 7위(2억4332만원)까지 끌어올렸다.

일취월장하던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훈련을 할 수가 없었고, 급기야 슬럼프로 이어졌다. 오랜 슬럼프로 자신감마저 잃었다.

이승현은 모험을 걸었다. 어차피 정상적인 스윙이 어려울 바에는 체력훈련에만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탄탄한 몸 만들기에 열중했다. 그러는 사이 근육량이 늘어나면서 감소했던 체중도 정상으로 회복됐다. 몸이 탄탄해지면서 스윙도 안정감을 찾았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그 자신감은 우승으로 이어졌다.

이승현은 지난달 27일 열린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박인비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 KLPGA투어 시즌 막바지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체력관리의 승리였다. “몸이 아파 보니 몸의 소중함을 알 것 같다”고 말하는 이승현은 “오랫동안 부상에 시달리면서 많은 것은 느끼고 배웠다”며 “선수로서 부상 없이 시즌을 보낸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올해 남은 대회에서 1승 이상을 추가해 상금순위 5위 안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마음 같아서는 3승은 하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일단 상금랭킹 5위 안에는 꼭 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박세리(36·KDB산은금융)가 우상이었다. 그는 “성적을 떠나 오래도록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부럽다”며 “나이가 들어도 자기관리를 잘해 오래도록 사랑받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소박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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